"트럼프 탓 이란 강경파 득세" vs "핵합의로 이란 돈만 더 벌어"
이스라엘·이란 갈등 격화일로 속 대선승부 변수로 번질지 주목
중동위기의 책임을 두고 미 대선판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8년 이란핵합의 탈퇴가 이란 내 강경파 득세, 핵 프로그램 가속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2015년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과 핵 프로그램 동결 또는 축소를 대가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서명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했고, 이란도 탈퇴를 선언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여왔다.
현재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의 핵 개발 수준에 대해 핵폭탄에 사용할 수 있을 만한 핵물질을 만드는 데는 수주 정도면 가능하지만 폭탄을 만드는 데는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
이란핵합의를 주도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에서는 이란의 위협이 가중된 게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벤저민 J. 로즈는 "이란이 핵 합의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서 가드레일을 없애고 이란이 더 대립적이고 강경한 노선 대신 다른 노선으로 나아갈 동기를 제거했다는 것은 명백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이 지적에 반대하며 이란핵합의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이란핵합의가 이란에 지역 테러리즘에 돈을 댈 수 있도록 현금을 제공했으며, 일시적인 제한으로 시간을 벌어줬다고 비판한다.
보수 성향의 분석가 앤드루 매카시는 지난주 보수 매체 '내셔널 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핵 합의 때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이란이 탄도 미사일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협상을 설계했고, 그것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핵 합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합의가 이란과 서방이 수십년간의 적대적 관계를 넘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NYT에 따르면 당시 미국 측 협상팀은 핵 합의가 이란의 온건파에게 힘을 실어줘서 이란 경제가 개방되고, 서방의 투자와 영향력이 확대돼 자유화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2018년 미국 안보 당국자들과 국제 모니터링 단체들이 확인한, 이란이 합의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기를 선언하고 이란에 경제 제재를 대거 부과하면서 이 같은 가능성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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