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필리핀서 동남아 원전 진출 교두보…전략적동반자 관계 수립도

입력 2024-10-07 17:10:43

원자력발전소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진행키로, 북핵에 대한 필리핀의 우려 이끌어내기도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등 대규모 건설사업 참여 가능성 높여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남아시아 국가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현지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 재개를 타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알토란 같은 선물보따리를 챙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필리핀 에너지부 간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에 임석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한수원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관련 경제성, 안전성 등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고효율 청정에너지원인 원전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전 업계에선 중동(아랍에미리트)과 유럽(체코)에 이어 동남아시아로 우리 원전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면 환영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오늘 저와 마르코스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서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 역시 "윤 대통령과 저는 심도 있는 회담을 통해 국방 안보, 해양 협력, 경제 개발, 인적 교류 등 여러 이슈를 논의했다"며 "우리는 양국이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양국 관계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데 동의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있는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방문을 통해 필리핀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

구체적으로 기획재정부와 필리핀 재무부는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교량 사업은 우리 정부가 EDCF를 통해 지원한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또한 한국수출입은행과 필리핀 재무부는 사마르 해안도로 2차 사업에 대한 1억1천만 달러(약 1천480억원) 규모의 EDCF 차관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북핵·남중국해 문제 등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해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챙겼다.

윤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과 저는 북한의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 그리고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국제사회가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