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정치 참 후지게 한다…한동훈 빼고 '표 단속' 만찬"

입력 2024-10-01 15:31:54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촉구하면서 "정치 참 후지게 한다"고 비난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즉각 특검을 수용하고 김 여사를 둘러싼 모든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앞장서라"며 "또다시 특검을 거부한다면 국민이 윤 대통령을 거부하는 사태에 이를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직후인 이달 4~5일로 전망되는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도 여당에 압박을 가했다.

윤 대통령이 2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와 만찬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특검법 재표결을 대비한 '표 단속'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빈손 고기만찬'을 한 지 8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왜 이런 만찬을 갖는지 그 속내를 모를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검 거부권 행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에 대한 표 단속에 들어갔다는 것이 언론의 지배적 분석"이라며 "독대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한동훈 대표를 쏙 빼고 만찬을 하는 것도 속이 보인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언제부터 이렇게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한 대표가 재의결 표결 시 투표권이 없는 원외 인사여서 그런 것인가, 특검에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그런 것인가"라면서 "우리 국민들께서는 민생고와 의료대란에 신음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특검을 막을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 참 후지게 한다. 그 졸렬함에 국민들이 진절머리를 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2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할 예정이다.

만찬에는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상훈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이 참석한다.

이날 만찬은 매년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여당 원내 지도부 및 관계자들을 불러 격려하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연례행사다.

따라서 윤 대통령과 독대를 계속 요청해온 한동훈 대표는 참석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정치권에선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재의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이달 4일 또는 5일 잡힐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에, 만찬 시점이 다소 묘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만찬을 통해 원내지도부를 상대로 '표 단속'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매년 해왔던 것이고 정기국회를 앞두고 오래전 결정됐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