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죄 없는 내가 이길 것…소송비 23억, 집도 팔 것"

입력 2024-09-28 06:58:09

현대카드 강연서 어도어 사태 관련 심경 토로
뉴진스 신곡 데모도 공개

현대카드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에서 강연하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현대카드 유튜브 채널

하이브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내가 이길 것이다. 죄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 전 대표는 27일 오후 현대카드 주최로 열린 '다빈치 모텔' 강연에서 "경영과 프로듀싱이 분리되면 이 일을 할 의미가 없다"고 대표이사직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에게 프로듀싱만 하라는 것은 업(業)을 너무 모르는 것"이라며 "나한테 그럴 거였으면 (이 회사에) 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거짓말을 하고 부풀려도 결국에 드러날 거라는 자연의 순리·법칙을 알고, 이렇게 저열한 방식으로 맞았지만 이렇게 맞은 것도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내가 회사(어도어)를 나간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나와 결을 같이 하는 우리 (뉴진스) 멤버들도 억울할 것이다. 한 번도 회사를 나간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 이것은 희대의 사건"이라며 "내가 다큐를 꼭 찍을 것이다. 모든 과정을 밝힐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며,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일방적인 해임 통보"라며 반발하는 등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민 전 대표는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소송비가 지금까지 23억이 나왔다"라며 "내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부자가 아니다. 소송비 때문에 집을 팔 것이다. 이걸 위해서 집을 갖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가 이 대목에서 "욕을 한 번만 하겠다. X발 이겨야 한다"고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민 전 대표는 지난 4월 세간의 화제를 모은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내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처럼 됐는데, 너무 상처가 됐다. 힘들게 이야기했고 처절한데 희화화돼서 밈이 된 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후련은 했지만 씁쓸했다"고 되돌아봤다.

민 전 대표는 자신이 뉴진스를 가스라이팅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한 번 직접 (내게) 겪어보셔야 한다"며 이를 반박했다.

민 전 대표는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K팝 시장에서의 '시스템'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시스템은 사주가 고용인을 편하게 부려 먹으려고 만든 게 시스템"이라며 "시스템이 업의 발전을 가져오지 않는다. 도식적으로 기계를 돌리는 것 같은 공장 같은 시스템으로는 (엔터 업계에서는) 다 병폐"라고 지적했다.

강연은 예정된 1시간 40분을 훌쩍 넘겨 2시간 이상 진행됐다. 민 전 대표는 음악 프로듀서 FRNK가 만든 신곡 데모도 청중에게 깜짝 공개했다.

이날 민 전 대표의 강연은 세간에 쏠린 관심을 증명하듯 일찌감치 매진됐다. 행사장 인근에는 '민희진 대표님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든 지지자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