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말, 몸은 물고기"…호주 바다서 잡힌 '최후의 날' 물고기

입력 2024-09-26 12:02:58 수정 2024-09-26 12:04:58

호주 멜빌섬 앞바다에서 잡힌 산갈치. 데일리메일
호주 멜빌섬 앞바다에서 잡힌 산갈치. 데일리메일

호주 바다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한 몸집에 말처럼 생긴 머리를 가진 산갈치가 잡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24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과 9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낚싯배 선장인 커티스 피터슨은 지난주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멜빌섬 앞바다에서 산갈치를 낚았다.

낚시 전문 채널 '피싱 오스트레일리아 TV'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이번에 호주 앞바다에서 잡힌 산갈치는 성인 2명이 겨우 들 정도로 길고 크다. 남성들의 키와 비교했을 때 2m는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피터슨 씨가 낚은 물고기는 수심 1000m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 희귀 어종인 산갈치(Oarfish)였다. 현지 매체들은 해당 물고기에 대해 "머리는 말처럼 생겼고 몸통은 길쭉한 것이 물고기라기보다는 마치 외계 생명체와 닮았다"고 표현했다.

피싱 오스트레일리아 TV 관리자는 머리 부분이 말을 닮았다며 "안장이 필요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21일 올라온 이 사진은 나흘 만에 댓글 1천400개 이상이 달릴 정도로 현지에서도 주목받았다.

낚시 칼럼니스트 알렉스 줄리어스는 "이 지역에서 이렇게 큰 산갈치가 발견된 건 처음"이라면서도 "다만 젤라틴 같은 맛이 나서 식탁에 올리기엔 좋은 재료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산갈치는 수심 400~500m의 심해에서 서식하는 어종으로, 몸길이가 최대 10m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산갈치가 '산 위의 별이 한 달 동안에 15일은 산에서, 15일은 바다에서 서식하며 산과 바다를 날아다닌다'라는 전설이 있어 산(山)갈치라고 부른다. 국내에서는 작년 8월 2m 길이의 산갈치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산갈치는 지진 등 재앙의 전조라는 속설 때문에 '최후의 날 물고기' '종말의 물고기' 등으로도 불린다. 다만 일본 도카이대와 시즈오카현립대 연구팀이 1928~2011년 사이 발생한 일본 지진과 산갈치 등 심해어 출현 간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속설은 근거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