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3기 독자위원회 7차 회의
"동성로 관광특구·TK 협력 사업…지역 밀접 사안 심층 보도를"
제23기 매일신문 독자위원회의 7차 회의가 지난 24일 매일신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독자위원들은 9월 한 달 간 게재된 기사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제안을 내놓았다.
독자위원들은 최근 논란이 된 딥페이크 범죄와 스쿨존 안전 문제, 지역 주력 업종의 위기 요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기사를 기대했다. 또한 동성로 관광특구, 대구경북 협력 사업 등 지역과 밀접한 사안에 대한 적극적이고 심층적인 보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중한 위원(변호사·대구지방변호사회 총무이사)
지난 16일 자, 우리나라 사과값이 세계 1위라는 기사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헌데 최근 판매자에게 직접 배를 구매하고자 연락했더니 시중 가격의 6분의 1 수준밖에 하지 않았다. 힘들게 수확한 생산자에게 판매 상당 수익이 간다면 과일값의 고공행진을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었겠지만, 그마저도 아니었던 것이다. 이쯤되면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책을 세워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대구로'에서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별 과일 공판장을 연결해주거나, 지역 과일 공판장 투어 상품을 홈쇼핑에 판매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 같다.
◆김경호 위원(대경영상의학과 원장·대구시의사회 부회장)
추석 연휴를 앞두고 10일 자 1면에 '응급실 의료진 "사명감으로 추석연휴 버티겠다"'는 기사가 게재됐다. 기자가 직접 칠곡경북대학교병원(3차병원)과 구병원(2차병원) 응급실에서 현장을 잘 스케치했다. 전공의가 떠나 겨우 버티고 있는 응급실의 힘든 현실과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노고와 고마움을 잘 전달해줬다.
반면 2면 기사는 '응급실 의사들 블랙리스트 올려 신상까지 털었다, 양심마저 잃어버린 의료계'라는 제목의 기사가 장식했는데, 이미 경찰에 수사 의뢰된 사항인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한 내용을 새삼스럽게 기사화한 이유가 궁금하다. 또한 일부 의사의 행위가 의료계 전체의 뜻이 아님에도 '양심마저 잃어버린 의료계'라며 기사를 쓴 것은 심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닐까 싶다. 직접 기자가 발로 뛰어 만들어낸 기사가 가득한 매일신문이 되길 희망한다.
◆김원대 위원(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이 달에는 딥페이크 합성물을 이용한 디지털 범죄와 관련한 기사들이 보도됐다. 하지만 자칫 일시적인 현상을 소개한다고 보여질 만큼 할애된 지면이 부족해 보여 아쉬웠다. 딥페이크 범죄는 10대 사이에서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대학, 군대, 기업은 물론 정치, 경제 부문에서도 가짜뉴스에 이용되는 것이 적발되고 있으며, 단순히 AI 기술 발달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어두운 면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부작용과 심각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지역 정론지로서 독자들이 딥페이크 범죄의 원인과 심각성을 알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의 입법화 노력이나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예방 활동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촉구함으로써, 우리 지역부터 청정한 디지털 문화가 자리 잡히길 기대한다.
◆박병구 위원(서양화가·전 달성문화재단 대표)
지난 3일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했다. 개관 당일에만 2천여 명이 다녀가는 등 관람객이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간송 전형필 선생은 일제 치하에 문화 유물들을 자신의 재산을 사용해 수집하고 보존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누리고 있는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자문해 보게 된다.
대구는 문화예술의 도시다.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을 계기로 기초 예술에 대한 투자는 물론, 결과물을 사랑하고 아끼고 있는지 등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백순현 위원(계명대학교 대외협력처장)
추석을 맞아 지역 기업의 제품과 특산품을 소개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정기적으로 지역 특화상품 소개 코너를 만들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 다만 하나의 제품보다 다양한 제품을 소개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특산지와 제품의 특성 등을 상세하게 안내하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성태문 위원(DGB금융지주 전무)
지난 5일부터 지면에 실린 '저출생이 불러온 작은 학교' 기사는 우리 지역에서 늘어나고 있는 작은 학교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면서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육 부분의 현재 실상에 대한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잘 전달해 준 기사라고 생각한다. 특히 단편기사에 그치지 않고 3회에 걸쳐 작은 학교가 생겨나게 된 원인과 문제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까지 아주 자세하게 다뤄 눈길을 끌었다.
저출생, 교육의 문제는 현시대의 중요한 관심사인 만큼 이번 기사처럼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전문가까지 모두의 입장이 잘 다뤄져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 당국의 과제까지 제시하는 등 교육적 가치를 강조하며,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담아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기사였다.
◆성한기 위원장(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
'TK 행정통합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머리 맞대라' 라는 사설이 게재됐다. 최근 대구시와 경상북도 사이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협화음은 시도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맑은 물 하이웨이사업, 대구권 광역철도 등 대구와 경북이 긴밀히 협력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여론을 조성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행정당국을 압박하는 언론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또한 지난 2일 자 '외국인 관광객에 활기 찾은 동성로 상권' 기사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해당 기사는 대구 중구 방문객이 전년 대비 3.5% 늘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내·외국인이 다 포함된 통계이며, 대구공항 외국인 입국자들이 모두 중구를 방문하는 것이 아닌 데다 대구·경산 등에 거주하는 외국 유학생, 근로자 등이 포함돼있을 수 있기에 '동성로 방문 외국인'에 대한 정확한 통계치가 뒷받침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덧붙여 동성로가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핫 플레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하고 차별화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한데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 동성로 관광특구나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성공 방안에 대한 심층적 탐사보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병철 위원(한국창직역량개발원 원장)
추석 전후로 가장 관심 가는 뉴스가 있었다. 첫째는 삼성전자 위기론이고 둘째는 세계 2위의 자동차업체인 독일 국민차 폭스바겐의 공장 2개소 폐쇄결정, 또 하나는 바로 인텔의 '어닝미스'에 따른 주가폭락 및 위기론이다.
조직이나 지역 혹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나 위기를 드러내는 일이 중요한 언론의 역할인데, 매일신문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이 그나마 대구경제의 중요한 축인데,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당연히 문제나 위기를 들춰내면 갈등이 수반된다. 그것을 두려워 하지 않아야 언론이고 그것이 결국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소명이 있어야 언론인이라 생각한다. 매일신문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진아 위원(대구 복현중학교 교장)
'저출생이 불러온 작은 학교'라는 주제 아래 기사 3편이 연이어 보도됐다.
작은 학교 문제는 단순하지 않고 여러 문제가 칡넝쿨처럼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4개의 연이은 기사는 군위 지역 학교 수 적정화를 두고 여러 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보다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묘수가 없을 지를 찾아봐야 할 텐데, 그 방법은 작은 학교를 적정 규모의 학교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매일신문의 의견으로 보인다. 일회성 기사가 아닌 만큼 기자의 고심이 커 보이지만 균형감을 위해 반대의 목소리도 취재해 소개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지난 22일 '무리하게 입주 당긴 주상복합 아파트, 인근 스쿨존까지 불안불안'이란 기사를 읽었다. 관련 문제를 제기한 기사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며, 인근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 문제에 사회적 관심,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싶다.
새로운 건물을 인가할 때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이 튼튼하게 마련돼야 하고,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매서운 눈으로 점검하는 시스템,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 기존 인프라를 찾아내서 고치고 보완하는 시스템도 만들어 나가야한다는 강한 목소리를 언론이 내주길 희망한다.
*허영철 위원(사회적기업 공감씨즈 대표)은 유럽 장기 출장으로 이번 달만 불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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