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고 물 새고…서구 공공건축물 부실 건축 우려에 의회서도 쓴소리

입력 2024-09-14 12:30:00

지난해 개관 공공건축물 두 곳서 누수·균열 발생
"누수 1년째 안 잡혀" 현장서도 불만
서구청 "작업 특성상 시일 걸려…재발 방지하겠다"

지난해 7월 인동촌 건강나눔센터 시설관리자가 한 서구 주민을 촬영한 사진. 주변 바닥에 누수의 흔적이 보인다. 인동촌 건강나눔센터 제공.
지난해 7월 인동촌 건강나눔센터 시설관리자가 한 서구 주민을 촬영한 사진. 주변 바닥에 누수의 흔적이 보인다. 인동촌 건강나눔센터 제공.

대구 서구에서 준공하고, 지난해 문을 연 공공건축물에서 잇달아 하자가 발생하자 서구의회에서 부실 공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장에서도 1년이 지나도록 하자가 고쳐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내면서, 구청은 빠른 보수작업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모습이다.

이동운 서구의원은 이달 초 열린 제252회 서구의회 임시회에서 '서구 공공건축물의 반복되는 부실 건축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라는 제목으로 구정질문을 진행했다.

이 구의원은 "주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양질의 생활을 뒷받침해야 하는 공공건축물에서 건축물 하자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며 구청에 시정을 요구했다. 이 구의원 설명에 따르면 비산6동 문화로커뮤니티센터에서는 세부균열이, 인동촌 건강나눔센터에선 누수와 침수 현상이 발생했다. 두 곳은 각각 지난해 4월과 3월에 문을 연 신축 건물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오후 찾은 인동촌 건강나눔센터 건물에서는 누수와 침수 피해가 발생한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1층 천장 일부는 물이 지속적으로 샌 탓에 누렇게 변색돼 있었고, 5층 복도 천장 한가운데에는 보수 중 뚫어둔 구멍이 보였다.

1층 카페 관계자들은 처음 물이 샌 지 1년이 훌쩍 지났지만, 구청은 여전히 누수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설상가상으로 비가 오면 건물 밖 배수로가 매번 넘치는 바람에, 접이식 미닫이문은 폐쇄하고 문 앞에 임시 차수판을 설치해 놓는 실정이다.

카페에서 근무하는 협동조합원 A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폭우가 올 때마다 카페가 물바다가 됐다. 우리 조합원들은 바닥과 테이블을 계속 닦아줘야 했고, 카페를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은 자리를 피해 앉아야 하니 서로 불편을 겪었다"고 했다.

비산6동 문화로커뮤니티의 사정은 이보다 나은 편이다. 하자가 건축물 자체가 아닌 마감재에 발생한 단순 균열로 확인됐고, 구정질문이 진행된 직후 보수작업이 마무리됐다.

서구청은 시공사를 통해 보수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지만, 누수 차단 작업 특성상 시일이 오래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인동촌 건강나눔센터에는 명절 연휴 이후 전면 마감 처리를 진행하고, 재발방지에 힘 쏟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서구청 관계자는 "시공 단계에서부터 품질관리가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경험이 풍부한 현장소장 배치 및 주요 공정에 대한 시공 확인, 공공건축 전문가 품질검수단 운영 등을 통해 부실시공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구의원은 구정질문 말미에서 "구청이 건축물 하자가 반복되는 이유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구의원이 추측한 원인에는 ▷건축물 시공 중 잦은 설계 변경 ▷한 업체가 건축 설계와 감리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한 사업 형태 ▷관련 위원회의 심의‧심사 능력 부족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