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충북 충주 출생, 대구시인협회 이사·대구문인협회 부회장
2010년 '사람과문학'으로 등단, 시집 '내 꽃밭을 누가 흔드는가' 외
〈가인〉
그대는 어느 봄날
나의 빈 정원에 환한 햇살로 다가와
메마른 가지에 잎을 돋우고 꽃을 피워 주었습니다
그대를 만나면
숲을 거니는 듯 온갖 나무 향기가 납니다
꾸미지 않아도 빛이 나고
늘 가지런히 정돈된 정갈한 마음에
나는 샘물처럼 덩달아 맑아집니다
그대를 만나
겸손과 배려 인품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았습니다
말하지 않고 눈빛만으로 큰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대는, 설익은 나를 영글게 하려 늘 햇살을 주고
모난 나를 다듬어 주었습니다
오래오래 그대와 함께 걸으며 세상 흘러가는 것들을 이야기하며
함께 곱게 곱게 물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작 노트>
가인(佳人)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주로 얼굴이나 몸매 따위가 아름다운 여자를 말한다. 가인은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이성인 셈이다. 유물론적 입장에서 보면 외모가 아름다우면 성정도 그에 맞춰 따라간다고 볼 수 있다. 예쁜 꽃이나 앙증맞은 강아지를 비롯한 아름다운 것들을 보다 보면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낀다. 가인은 존경하는 사람이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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