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생, 2003년 계간 '불교문예'로 등단
현대불교 문인협회·대구시인협회·대구문인협회·대구작가회 회원
〈가시연(蓮)〉
철없는 바람은 언제나 불안하다
그리고 그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약속 장소에 그 아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봄 가물어 설 여문 햇살은 닫힌 문을 열지 못한다
붉은 색등은 거미알 쓸어놓은 둣
암호 같은 지도만 그려 놓았고
따뜻한 불빛 차단된 방은
부풀다 만 별똥별의 부스러기 뿐이었다
세상의 푸른 신호등은 이 외진 방을
찾지 못하는 건지 외면하는 건지
둥지에서 버려져 어두운 곳을 배회하는 아이
꽃잎이 뜯겨 아픔은 남을지라도
스스로 일어나 날갯짓할 것을
<시작 노트>
8월이면 진흙 속에서 가시투성이 잎을 뚫고 신기하게도 꽃대를 밀어 올리는 가시연꽃을 볼 때마다 어른들에게 보호받지 못하고 거리를 방황하던 아이들을 생각한다. 청소년 보호관찰 위원직으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나와 인연을 맺은 아이들 중 작고 예쁜 아이가 도주해 버렸다. 몇 명 팀을 짜 밤낮으로 찾아다니면서 세상 가장 어두운 곳을 목격했다. 나는 지금도 꿈속에서 가위에 눌리곤 한다.
댓글 많은 뉴스
이낙연 "민주당, 아무리 봐도 비정상…당대표 바꿔도 여러번 바꿨을 것"
'국민 2만명 모금 제작' 박정희 동상…경북도청 천년숲광장서 제막
위증 인정되나 위증교사는 인정 안 된다?…법조계 "2심 판단 받아봐야"
尹, 상승세 탄 국정지지율 50% 근접… 다시 결집하는 대구경북 민심
"이재명 외 대통령 후보 할 인물 없어…무죄 확신" 野 박수현 소신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