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국내외 워크웨어 시장…제품·판로 다양화하는 기업들

패션업계가 워크웨어(WorkWear)에 주목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일할 때 입는 옷인 워크웨어는 20세기 초 미국과 유럽 노동자의 작업복에서 유래했다. 워크웨어는 위험 요소가 많은 고강도 산업 현장 등에서 사용되다 보니 튼튼한 소재와 활용도 높은 주머니 등이 특징적이다. 이 같은 상품성에 힘입어 소비자층의 관심이 늘어나자 패션 업계도 이에 발맞춰 신제품 출시와 판매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다.
◆국내 워크웨어 시장 1조원…발전 가능성 높아
1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워크웨어 시장은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워크웨어 시장이 초기 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패션 업계에서 워크웨어 신제품을 무기로 올해 하반기 가을·겨울(FW) 손님 몰이에 나서고 있다. 우선 무신사 스탠다드는 트렌드 아이템인 워크웨어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 2분기 스토어 내 '워크웨어'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124%)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이번에 무신사 스탠다드가 선보이는 워크웨어 라인은 기능에 충실한 재킷 8종이다. 대표 아이템은 '오리지널 워크 재킷'이다. 또 제품별로 살펴보면 ▷데님 소재 ▷데님 라이크 초어 재킷▷데님 스윙탑 블루종 재킷 등도 선보인다.
생활문화기업인 LF도 워크웨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LF는 헤지스의 유스(YOUTH) 라인인 '히스헤지스'는 노동 현장 인력을 직접 만나 필요한 부분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워크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망원동 '비전스트롤'(Vision Stroll), 편집숍 '하바티'(HAVATI) 등과 협업했다. 바리스타 직업 특성을 잘 살리고 편안함을 극대화하고자 워크셔츠와 티셔츠를 출시했다. 오픈칼라 반팔셔츠와 피그먼트 크랙 그래픽 티셔츠는 출시 이후 7일 만에 판매율 70%를 달성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또 삼성물산도 자사 브랜드 '시프트G'를 통해 워크웨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국 11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더현대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함께 젊은 층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4월 말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한 상황이다.
케이투코리아그룹도 워크웨어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케이투코리아그룹은 현재 케이투세이프티(K2 Safety), 아이더세이프티(EIDER Safety)를 운영하고 있다. 젊은 감성은 물론, 안전 등 모든 감정을 잡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다.
블랙야크아이앤씨(BLACKYAK I&C)는 새로운 워크웨어 브랜드 웍스원(WORXONE)을 출시했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지난 2013년 산업 안전복장 등을 개발해 왔다. 블랙야크아이앤씨 관계자는 "웍스원은 그룹의 근간인 블랙야크의 기술력을 총동원해 극한의 안전은 물론, 일상의 편의까지 책임지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아 탄생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해외 작업복 패션 시장 2030년 70조원으로 성장 예측
해외 유명브랜드들도 워크웨어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루이비통, 디올, 막스마라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워크웨어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오는 2030년 전세계 워크웨어 시장 규모는 524억4천815만달러(70조2천280억원)에 이른다. 이는 2022년 320억7천876만달러(42조9천534억원) 대비 62.5% 증가한 규모다. 특히 연평균 성장률이 6.2%에 달할 것이라는 게 인사이트파트너스 측의 설명이다.
루이비통은 2024 FW 컬렉션을 선보이며 그동안 선보인 다른 컬렉션과 차별화한 워크웨어 제품을 내놨다. 특히 워크웨어의 정석으로 불리는 팀버랜드와 협업한 워커부츠도 출시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명품인 막스마라도 2024 봄 컬렉션을 통해 워크웨어를 뽐냈다. 단순한 작업복이 아니라 의복 본연의 의미를 담아 구성했다. 특히 이번 컬렉션 가운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농업 지원 부인회(Women's Land Army) 여성들의 워크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셋업과 덩가리(데님의 일종)가 가장 주요하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도 내년엔 2025년 봄 남성복 컬렉션에서 중성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 워크재킷을 공개했다. 골반을 살짝 덮는 크롭 기장에다 허리선이 잡힌 워크재킷은 전형적인 남성용 워크 재킷을 탈피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디올 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킴 손스는 "여성복을 해체해서 남성복으로 재결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B2C, B2B 확장하는 워크웨어 브랜드
워크웨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임직원을 위한 제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기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가 주를 이루던 워크웨어 시장에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해 새로운 제품 판매는 물론, 해당 브랜드는 신규 판로를 개척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BOLDEST)와 협업해 'MA-1 패딩 점퍼'를 현대건설 임직원 전용 특별판으로 내놨다. 볼디스트는 고기능성 소재와 전문 디자인을 내세운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다.
박병주 볼디스트 브랜드 매니저는 "올해는 B2C와 B2B를 넘나드는 비즈니스를 전개해 볼디스트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압도적인 안전성을 한층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대한민국 작업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B2B 사업을 본격화하며 워크웨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고 전했다.
국내 대표 애슬레저(일상 운동복) 브랜드 뮬라웨어도 최근 진에어 공항 근무복 제작을 한다고 발표했다. 워크웨어 사업에 새롭게 뛰어들면서 본격적으로 B2B 사업 확대에 나선 것이다.
형지엘리트도 자사 브랜드 '웰비' 워크웨어를 통해 신시장에 진출했다. 형지엘리트는 회사용 단체 유니폼 제작 경험을 살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현재 전국 200여개 편집숍에서 윌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각종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철강 업계에서도 워크웨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산 철강업체 '대한제강'에서 만든 브랜드 '아커드'(ARKERD)이다. 회사가 직접 작업자를 위한 옷을 만들었고, 현재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아커드는 최근 서울 충무로에 전시용 공간인 '아커드 서울'도 마련하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또 워크웨어 전문 판매 업체도 눈길을 끈다.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굿워크다. 온라인 쇼핑몰만 운영하던 굿워크는 지난해 8월 오프라인 매장도 열었다. 이곳에서는 호주 워크웨어 브랜드 비즐리워크웨어, 스웨덴 워크웨어 제조업체 블라크라더, 이탈리아 이살라인 등 유럽 업체들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아울러 ▷핸드맥스 ▷크린스킨 ▷반듯 ▷바우즈 등 자사 브랜드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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