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체인·KAMD·KMPR ‘3축 체계’ 구축…北 도발·위협 강력 방어

입력 2024-08-29 06:30:00

[우리 방공망 문제 없나] 韓-이스라엘 방공망 비교·분석
이러한 위협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방공망 체계 운영
한국의 대북 정보 수집능력 향상은 해결 해야 할 과제

이스라엘군 전투기에 의해 요격되는 헤즈볼라의 무인기.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 전투기에 의해 요격되는 헤즈볼라의 무인기. AFP 연합뉴스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래 최대 규모의 국경 간 공습을 레바논에서 주고받으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행히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비롯해 이란, 하마스 등 적대 세력의 지속적인 공격에 직면해 있고, 이러한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방공망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와 매우 유사하다. 우리 역시 북한의 끊임없는 군사적 도발과 위협 속에서 안보를 유지하고 있고, 강력한 방공망과 군사적 억제력을 바탕으로 대응하고 있다.

두 나라는 지리·역사적 배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안보 측면에서 유사한 도전을 마주하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이스라엘의 미사일 및 드론 방어 역량을 목격했다. 우리도 다양한 방공망을 갖추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방공망 체계와 군사 정보력을 벤치마킹해 우리 약점을 보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철통같은 이스라엘 다층 방공망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25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발사한 로켓의 절반 이상을 발사 전에 파괴하고, 나머지 로켓과 드론의 90% 이상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2006년 7월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를 계기로 발발했던 전면전 이래 양측 간 최대 규모의 충돌이었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보면 이스라엘의 완승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의 방공망 체계는 정교하고 다층적인 시스템으로 ▷아이언 돔(고도 70km) ▷다윗의 돌팔매(300km) ▷애로우2(1천km·대기권내) ▷애로우3(2천400km·대기권밖) 등 4단계로 구성돼 있다.

이 외에도 이스라엘은 해상 기반 방공 시스템인 'C-돔'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스카이소닉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러한 다층 방공망은 이스라엘이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며 국가 안보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아이언돔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하마스가 쏜 로켓을 격추시키고 있는 장면. AFP 연합뉴스
아이언돔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하마스가 쏜 로켓을 격추시키고 있는 장면. AFP 연합뉴스

◆ 국군 미사일 방어체계 'KAMD'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방공망 체계는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비견된다.

특히 북한의 증가하는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층 방어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수년 전부터는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면서 K무기는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 등을 바탕으로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KAMD는 ▷킬체인(적 공격 임박 시 선제타격) ▷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 '3축 체계'의 핵심 요소로, 다양한 고도와 범위에서 적의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먼저 우리 방공망의 하층 방어(고도 40km 이하)는 경북 구미 소재 LIG넥스원이 개발·양산하는 천궁-Ⅱ(M-SAM-Ⅱ)와 패트리엇(PAC-2·PAC-3)이 책임진다.

상층 방어는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이용해 고도 40∼150㎞의 적 미사일을 요격한다.

우리 기술로 개발돼 고도 50~60km를 요격할 수 있는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은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고도 60∼100㎞를 책임지는 L-SAM-Ⅱ 개발에 들어가면서 다층방공망을 탄탄하게 다져 나가고 있다.

이밖에 저층 방어를 담당하게 될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와 '아이언빔(레이저 지대공 무기)' 등을 개발 중으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미국·일본 등과 실시간 미사일 탐지 정보까지 공유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미사일 방어체계의 '눈' 역할을 하는 미사일 탐지 레이더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인 슈퍼그린파인레이더(탐지거리 600㎞ 이상)를 비롯해 사드 레이더(AN/TPY-2·800㎞ 이상),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인 스파이-1D(1천㎞) 등이 북한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강력하고 촘촘한 방공망 체계를 갖추고 있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제외하고는 드물다"며 "특히 북한과 같은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최적화된 우수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권인 수도권 방공망은 보완이 필요하다. 수천 발의 장사정포가 한꺼번에 수도권으로 날아올 경우에 대비해 하층 방공망의 강화·보완이 시급하다.

북 미사일 방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연합뉴스
북 미사일 방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연합뉴스

◆ 강력한 동맹이 승리를 만든다

주요 외신과 군사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방공망 체계 뿐만 아니라 압도적 군사 정보력과 동맹국의 지속적 지원에 주목한다.

특히 이스라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은 이스라엘에 매년 약 38억달러(약 5조2천700억원) 상당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이란과 같은 적대적 세력의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중요한 전략적 동맹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지원 덕분에 이스라엘은 군사적 기술력에서 세계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국의 안보를 강력하게 지킬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지속적인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 한미 동맹을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시켰다. 이는 북한의 핵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며, 미국의 핵우산을 통해 한국의 방어력을 한층 강화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는 한국의 안보와 외교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우리의 안보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경북 북부지역에 배치된 공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경북 북부지역에 배치된 공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 포대 장병들이 발사대 작동 절차를 훈련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군사 정보 수집능력

1948년 건국 이래 끊임없이 주변의 적대 세력으로부터 국가 존망의 위협에 시달려온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해 군사 정보 수집 능력을 끊임없이 신장하면서 세계적 수준에 이르게 됐다.

특히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보기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모사드의 정보력은 이스라엘의 국방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모사드의 보고와 분석을 바탕으로 중요한 정책 결정을 내리며, 이는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스라엘은 강력한 인적 정보망(휴민트·HUMINT)도 갖추고 있다. 서방 정보기관들의 추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내에도 최소 수십 명의 정보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헤즈볼라의 작전 정보를 훤히 꿰뚫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은 국정원의 대북 정보 기능 축소와 국군 기무사 해체로 국가 안보적인 측면에서 큰 공백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수년 전 이뤄진 정보기관 개편의 결과로,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선제적 대응 능력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국정원의 인적 정보망 강화와 정찰·감시 자산 고도화를 통한 선제타격 능력 확보가 시급하다.

우리 군 관계자는 "정보기관 개혁은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지만,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지 못한다"며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보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과 역할 분담이 필수적이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방어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