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한동훈, 의대증원 '유예' 제안…어렵다고 판단"

입력 2024-08-27 16:16:48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5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는 방안을 권했지만, 정부는 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덕수 총리가 27일 밝혔다.

한덕수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5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2026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는 거론되지도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덕수 총리는 "회의가 끝나고 한동훈 대표가 '따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저와 회의장 귀퉁이에서 만났다"며 "(한 대표가) 2026년은 증원을 유예하면 이 문제(의정 갈등)가 더 쉽게 풀릴 것 같다고 말했지만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생각해보겠다'고 했고, 관련 기관에 '검토해봐라'고 했는데 정부로서는 '그건 좀 어렵다'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한 총리에게 내년도 의대 정원을 최대 1천509명 확대하는 정부 결정은 유지하되,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증원 여부를 재검토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올해까지 정원 3천58명으로 묶였던 의대 입학 정원을 내년부터 연 최대 2천명 늘리고, 2025학년도에는 올해보다 1천509명 늘어난 4천567명, 2026학년도에는 2천명이 확대된 5천58명을 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정부는 대학 입학 정원을 1년 8개월 전에 확정하게 돼 있고, 2026년 정원은 올해 5월 말까지 정해야 했다"며 "법적으로는 2026년 정원을 이미 공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 총리는 의정 갈등으로 의료 대란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선 "중요한 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고통스런 개혁의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이라며 "편하게만 하려는 정부라면 이렇게 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어려움도 있고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겪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최소한의 부작용을 줄이는 노력을 위해 모든 부처가 총력전을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