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팜 회원약국, 대학병원급 전 진료과 처방약 조제 가능, 전국 대형병원 앞 30여곳, 일평균 처방전 6천500여 건
2017년에 스타트업 'DRxSolution'을 설립, "디지털 대전환, 약사도 단순 조제서 벗어나 새로운 역할 정립해야"
회사 초기 경리사고 직원들 헌신으로 위기 극복, 지역 청년에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 새 길이 열릴 것"
(주)위드팜 박정관(68) 회장은 국내 약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그는 의약분업 제도가 전격 시행된 2000년 첫 조제전문 약국체인인 '위드팜'을 설립해 약국들이 의약분업 초기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왔다. 2017년에는 스타트업 ㈜DRxSolution을 창업, 약국 커뮤니케이션 플랫폼(내손안의약국 앱)을 선보이는 등 디지털전환 시기 약사의 역할을 모색하고있다. 박 회장은 올해 3월 재경 영남대총동창회장(25대)에 선출돼 모교와 재경 동문·후배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의약분업 초기인 2000년에 ㈜위드팜을 설립했다. 설립 배경은?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이다. 약학대학 졸업 후 15년간 보건복지부(당시 보건사회부) 공직생활을 하다가 경영자의 길로 뛰어들었다. 위드팜은 '조제전문 약국체인'이라는 컨셉으로 2000년도에 설립됐다.
약사는 본인의 고유업무인 투약, 즉 조제와 복약상담, 매약에 집중하고, 그외 약국 운영에 필요한 의약품 구매, 약국 전산, 학술교육, 고객만족교육(CS) 등 약국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는 위드팜에서 지원하고 있다.
당시는 우리나라가 의약분업 제도를 전격 시행할 때였고, 약국들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몰랐고 정말 시행될까 하는 반신반의하던 상황이었다.
2000년 5월에 서울대병원 앞에 조제전문 시스템을 갖춘 '위드팜 1호점'인 상록약국이 오픈했고, 수많은 약사들이 이곳을 견학왔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위드팜은 전국 종합병원 앞에 26개 체인약국을 오픈할 정도로 정말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기업 수익보다는 위드팜을 통해 약국들이 의약분업 제도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고, 환자들에겐 전문적이고도 손쉽게 약 정보를 얻도록 하겠다는 일념 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위드팜은 의약분업 정착에 일조를 했다는 큰 자부심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총 2만4천여개 약국이 있는데, 위드팜은 그 중 상급종합병원(전국 45개처)을 비롯해 대학병원급 모든 진료과 처방약이 조제 가능한 약국을 회원으로 하고 있다. 회원 약국은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성모병원, 대구 경북대병원, 동산병원, 영남대병원앞, 울산대병원 앞 등 전국 대형병원 앞 30여곳이 있으며, 일평균 6천500여 건의 처방전을 처리하고 있다.
위드팜은 설립 후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01년말 340억 매출에서 2022년에는 2천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2천200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7년에 스타트업 'DRxSolution'을 설립했다. 설립 배경과 운영 방향은?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약사 역할은 더욱 다양해졌다.
우리나라는 약사 역할이 조제, 복약지도, 의약품 판매로 한정돼 있고, 약사들은 그것을 뺏길까 두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대전환시대가 도래하면서 약국가에도 의약분업보다 훨씬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의 대면투약 프레임에만 갇혀 있다가는 대한민국 약사 역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DRxSolution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된 회사라고 할 수 있겠다. DRxSolution은 미래 약국을 지향하여, 디지털 기술로 약국, 약사의 역할을 더욱 빛나게 하고자 한다. 약국에 닥쳐올 변화에 대비하는데 도전해 보는 것이다.
㈜DRxSolution의 첫번째 서비스는 약국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내손안의약국' 앱이다. 내손안의약국은 약사상담, 복약알림, 약픽업, 약수첩등 환자 개인 데이터에 기반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대구 일부 약국에서 시범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이미 5만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고 매일 500명 정도가 복약알림을 받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약국전용 배송서비스 '파미'를 오픈했다. 약국에서는 파미를 통해 약배송이 법적으로 허용된 섬·벽지 거주자, 감염병 격리환자, 장애인 등에게 약배송을 할 수 있다. 약국에서는 수진자 조회를 통해 대상자를 확인하고, 병원에서 발송한 처방전인지도 확인을 할 수 있어 약국에서 안심하고 환자에게 약을 배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파미는 병원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 보내는 전자처방전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환자가 키오스크로 전자처방전을 보내면 약국은 파미를 통해 약값, 조제완료시간을 보내고 다시 환자가 이를 확인 후 모바일로 결제하게 된다. 환자는 조제가 완료된 시간에 맞춰 약국에 방문해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약국은 방문환자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져 약국운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앞으로 파미와 내손안의약국 서비스를 통합해 약국에 제공할 계획이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또 현재 가장 관심 분야는?
2007년도에 회사에 큰 경리사고가 터졌다. 믿었던 경리직원이 거래처 결제대금을 유용하고 임의도장으로 회사어음을 발행해 회사를 큰 위기에 빠뜨렸다. 살면서 실패 경험이 없었던 나로서는 정말 당혹스럽고 아찔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당시 우리 직원들 그리고 주변의 많은 도움으로 그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
현재 나의 최대 관심사는 디지털화를 통한 약국의 역할 확대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단순 조제나 복약 지도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신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따라 약사 업무도 새롭게 정립해보면 좋겠다. 인공지능 같은 기계가 단순·반복, 대용량 업무를 잘한다면 인간은 소통과 공감, 판단력 발휘에 뛰어나다.
이제 약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상담, 특히 특정 연령대나 질환에 전문화된 약사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기계, 로봇이 할 수 없는 감성적인 분야나 복잡한 상담 처리에 약사가 집중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약국도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변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 3월에 영남대 재경총동창회장(25대)에 취임했다. 포부는?
우리 영남대 동문들 중에는 뛰어난 분들이 참 많다. 동문들의 모교 사랑 또한 남다르다.
임기 동안 동문 네크워킹 강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래서 지난 4월에는 모교를 방문해 재학생들과 선배들간의 대화 시간을 가졌고, 6월에는 동문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장배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오는 9월에는 1천여명을 초청해 서울에서 '제1회 천마 패밀리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11월에는 재경 취업동문 환영회 및 산악회 개최 등을 통해 동문들 간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더욱 깊은 정을 나누려고 한다. 재임 기간동안 모교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도 추진 중에 있다.
▶대구경북 등 지방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끊임없이 도전하라! 라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실패란 중간에 포기했다는 의미다. 일을 추진하다가 잘 안되는 경우는 다반사다. 그렇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을 이어간다면 실패라고 할 수 없다.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정신을 갖고 준비하다 보면 새로운 길은 반드시 열린다고 생각한다. 요즘 청년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이 힘들어 보인다. 용기를 잃지 말고 도전정신을 가졌으면 한다. 마음 속 깊이 응원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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