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새 지평 여는 사건"

윤석열 대통령·조태열 외교 장관 "한일 관계 가교 역할해줘"
오사카 총영사 "한국어 교가 비난 있지만, 많은 일본인 응원"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꺾고 우승한 뒤 그라운드로 뛰어나가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연합뉴스

23일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비전을 제시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간토다이이치고와의 결승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2대 1로 승리하며 개교 이후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전교생 160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가 전국에서 내노라 하는 야구 명문고들을 제치고 우승한 것은 그야말로 기적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구장에 울려퍼진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교민사회는 물론, 한국 국민들에게도 큰 감동을 전했다.

교토국제고의 이번 우승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한일관계의 새 지평을 보여줬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SNS 내용 캡처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SNS을 통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는 재일동포들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안겨주었다. 야구를 통해 한일 양국이 더욱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외교부 SNS를 통해 "그간 교토국제고는 한일 양국 간 화합의 상징이자 우정의 가교로서 양 국민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다"며 "앞으로도 일본 고시엔 대회 우승 학교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미래의 주역들을 끊임없이 배출하는 배움의 요람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일본 현지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진창수 오사카 총영사는 "학생들이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것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이는 목소리도 있지만, 많은 일본인이 응원을 보냈다"며 "그만큼 일본도 성숙한 사회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이 한일 관계의 건전한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