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채상병특검법 세번째 발의…수사대상 문구에 '김건희' 명시

입력 2024-08-08 17:32:56 수정 2024-08-08 20:55:55

'구명로비 의혹' 포함…'제삼자 특검 추천' 없이 민주 1명·비교섭 1명 추천
"14일 검사탄핵 청문회 뒤 법사위 상정여부 결정…대통령, 거부하면 탄핵사유"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왼쪽)와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가 8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순직해병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왼쪽)와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가 8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순직해병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두 차례 발의됐다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을 8일 또다시 발의했다.

이번에 재발의 된 채 상병 특검법도 앞서와 같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 → 국회 재표결' 과정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야당으로서는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시 여당 내 분열(이탈표)을 기대해 볼 수도 있고, 다시 폐기되더라도 대통령 거부권을 탓하며 정치적 책임을 지울 수 있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채 상병 특검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특히 이번에 새로 발의한 특검법은 수사 대상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을 포함하면서, 이와 연계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에 올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검법 수사 대상 항목 문구에는 '이종호 등이 김건희 등에게 임성근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사건'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첫 특검법이나, 지난달 국회 본회의 재의결 투표에서 반대 104표로 폐기된 두 번째 특검법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전 대표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여지도 특검법안에 추가했다.

이를 위해 특검이 20일의 수사 준비기간에도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증거 수집 등 관련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추가됐다. 또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 등의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 역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 추천권은 더불어민주당 1명·비교섭단체 1명씩 갖는 것으로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이 제안한 '제3자 추천안'은 이번 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동훈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안을 내놓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이 자체 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민주당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예 특검을 안 하겠다는 말"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의 거듭되는 채 상병 특검법 재발의는 결국 정쟁 수단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당 내 한 관계자는 "한동훈 대표의 제3자 추천 특검법안 등 관련 논의가 여당 내에서 제대로 진행되기도 전에 세 번째 특검법 재발의로 압박에 나선 점, 구명 로비 의혹에 김건희 여사를 명시적으로 연계한 점을 볼 때 '진실 규명'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