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인 정보공개, 해산 지연 등 지역에서도 사건화 종종
막강한 영향력에 비해 전문성 떨어져…이권 개입 취약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가 조합장에게 성과급 58억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정비사업 조합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도 조합 해산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5차재건축사업종합은 추정 사업이익 5천781억원의 약 1%인 58억원을 조합장의 성과급으로 배정했고 지난달 임시총회를 거쳐 통과시켰다. 58억원은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 임원의 평균 연봉(4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대구에서는 올해 초 남구 한 재건축정비조합이 해산 절차를 진행하면서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 대의원들에게 공로금 명목으로 1인당 500만~1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조합원들의 반발을 샀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성과급에 대한 민원보다는 조합 내부 정보공개에 소극적이라는 민원이 많다"며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각 구·군과 시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지도·감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달 400만~500만원의 급여와 별도의 상여금을 받는 조합장이 사업을 완료하고도 해산 절차를 지연시킨다는 의혹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논란거리다. 지난 2019년 수성구 한 재건축사업 조합장이 2006년 아파트 입주 이후 13년 동안 조합을 청산하지 않아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합장은 사업 규모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고 각종 비리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원 선임, 시공사 선정, 각종 인허가 등에서 조합장의 입김이 작용하는 탓에 다양한 청탁과 이권 개입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반면 지역에서 활동하는 조합장들은 매 순간 조합원들의 불신에 시달리는 고된 직업이며 오로지 사업의 성공과 봉사 정신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년째 대구 한 정비사업조합을 이끄는 조합장 A씨는 "관련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사업을 진행해도 무조건 불신하고 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시공사와 조합원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취임한 또 다른 조합의 조합장 B씨는 "처음에는 도시정비법을 모두 숙지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위법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며 "초반에는 정비사업 컨설팅 업체에 의존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대구시가 해당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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