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자 한류문화인진흥재단 이사장 "대구경북은 물론 대한민국도 좁으니 세계로 눈 돌려야"

입력 2024-08-07 14:57:15 수정 2024-08-17 08:09:25

[리더 열전] "나이는 숫자, 열정적 자세로 사회적 책무 다할 것"
독도바르게알기본부 회장 겸임…긍정·열정적 삶의 자세 건강 비결
姓 다른 양아들·양딸 200명 넘어…희망 품고 선진시민의식 가져라

문신자 한류문화인진흥재단 이사장
문신자 한류문화인진흥재단 이사장

대구경북에서 여성계 대모로 20년 넘게 불려지는 이가 있다. 문신자(86) 한류문화인진흥재단 이사장이다.

그는 대구교육청 초등장학과 장학사·장학관 및 교장 출신으로 퇴임 후 대구여성단체협의회장, 대구가톨릭대 미래지식포럼 원장, 민주평통 대구 부의장 등 지역의 각종 여성·사회·문화·체육·봉사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그리고 그 활약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문 이사장이 공식적으로 갖고 있는 민간단체 대표 직함은 한류문화인진흥재단 이사장과 독도바르게알기운동본부 회장 두 개다. 한류문화인진흥재단은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한류 인재를 발굴해 후원·육성하고 한류 콘텐츠 개발 및 제작 지원, 문화 행사 등을 통해 한류 문화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출범한 공익재단법인이다.

2014년 창립했으며 고(故)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최불암 배우, 정대철 전 국회의원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 이사회 및 고문단으로 참여했다. 이는 문 이사장의 전국적 인지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또 지난해부터 독도바르게알기운동본부 회장을 맡아 '전 국민이 안용복이 된다면 누가 독도를 넘보겠냐'는 캐치프레이즈로 독도 사랑 실천에 매진하고 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이처럼 활발한 사회활동을 벌일 수 있는 비결은 '긍정적 마인드와 열정적인 삶의 자세' 덕분이다. 그는 무슨 일을 할 때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가는 것이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몸 사리지 않고 어디든지 달려간다.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세월은 세포를 주름지게 하지만 인간이 열정을 저버렸을 땐 영혼에 주름이 간다'는 말은 그의 인생 모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평소 "얼굴은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영혼에는 주름이 가지 않도록 열정 만은 잃지 않고 살아가자"고 다짐하며 주변에도 '열정론'을 전파하고 있다.

이 같은 열정도 신체적 건강이 따라주지 않으면 어려울 터. 그는 일주일에 한두 번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하고 골프장에는 추우나 더우나 일주일에 두 번은 꼬박꼬박 나간다. 축 쳐져서 생활하는 법도 없다.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점심과 저녁식사 약속이 한 달 내내 빼곡하게 있다.

아침 먹은 뒤 집을 나서 외부 일정을 소화하면 보통 오후 9시 반이나 돼야 귀가하는 루틴이다. 그만큼 문 이사장을 찾는 이가 많다는 얘기다. 그는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경험 보다 못 하고, 경험은 또 경륜을 앞지를 수 없다"며 "많은 세월 경륜을 쌓았으니 후배들이 나한테 얘기하면 해답을 얻고 아이디어가 생긴다며 밥 먹자, 골프 치자 줄을 선다"고 했다.

문 이사장의 인기는 비단 경륜 때문 만은 아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품 때문에 같이 있으면 편하고 배울 점도 많다며 양아들, 양딸 된 이가 200명이 넘는다. "제가 품행은 단정하지만 아들 딸은 성씨가 다 다르다"며 우스갯소리까지 할 정도인 그는 어릴 때 고향인 영덕에서 큰 부자였던 부모로부터 배려심을 배웠다.

문 이사장의 부모는 어려운 이웃들에 곡식 나눠줄 때도 그들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낮이 아닌 밤에 했고, '산중대천에 기도하러 가지 말고 내 문전에 오는 사람 괄시를 말아라'는 가르침도 학교 가기 전 세 번 복창하게 할 정도로 철저하게 교육을 시켰다.

이런 교육이 뿌리가 돼 문 이사장 또한 본인의 형편과 능력이 되는 한에서 평생 베풀고 살았고 늘 다른 사람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불어 살아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건강도 마음 먹기 나름, 행복도 마음 먹기 나름"이라며 "저 또한 어깨, 척추, 위암, 무릎 등 5번이나 큰 수술을 했지만 '병과 공존하며 잘 살아보자'고 마음 먹으니 지금은 이렇게 건강하고 즐겁게 잘 살고 있다"고 했다.

젊은층과 대구경북에 대한 애정의 메시지도 전했다. 젊은이들에게는 "대구경북은 물론 대한민국도 좁으니 눈을 세계로 돌려라"고 조언했고, 대구경북의 침체된 현실에 대한 해법으로는 "인구가 줄어들고 저출생이 심화되는 시대에 대구와 경북을 통합해야 뭐라도 이룰 수 있지 않겠냐는 여론이 많다"고 전했다.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저 자신부터도 반성하지만 어른들이 어른 노릇을 재대로 잘 해야 한다"고 했다.

문 이사장은 "지금 세태를 보면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만큼 잘 사는 나라도 찾아보기 힘든데 자꾸만 나라 탓 하고 어렵다 어렵다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만연한 것 같다"면서 "불만 보다는 현재 놓여있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해결할 지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무엇보다 희망을 갖고 발전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 선진 시민 의식"이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