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살충제 음독 사건, 피해자 2명 건강 회복···수일 내 대면 조사 예정

입력 2024-07-23 17:26:57

일상적 대화 등은 가능한 상태···경찰 수사 속도 낼 것으로 전망
사건 당일 주변 CCTV, 목격자·주민 진술 토대 증거 확보 노력

경북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초복날 경북 봉화에서 발생한 '살충제 음독 사건' 피해자 중 2명이 건강상태가 호전되면서 경찰 수사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안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A(여·78)씨와 B(여·65)씨는 전날 일반병실로 이동됐다. 이들은 현재 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일상적 대화 등은 어느 정도 가능한 상태로 전해진다.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 15일 안동병원으로 이송된 C(여·75)씨도 의식을 되찾았다. C씨는 아직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병원으로 이송된 D(여·69)씨와 사건 발생 나흘 째인 지난 18일 병원으로 이송된 E(여·85)씨는 아직 중태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상대로 한 진술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다만, 이날에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의료진·가족 등과 상의해 수일 내로 일정을 잡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용의자 특정을 위한 증거 확보 등도 계속하고 있다. 전날부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 회원 등을 대상으로 한 DNA 채취 등을 진행했다. 또 사건 발생 현장 CCTV와 인근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해 당일 경로당 출입자 등에 대한 행적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A씨 등 5명은 사건 발생 당일 여성 경로당 회원 41명과 함께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경로당으로 갔다. 이 중 A씨 등 4명은 경로당에서 커피를 마신 반면에 E씨는 마시지 않은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가 17일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가 17일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A씨는 사건 당일 탈수 증상 등을 보여 봉화에서 치료를 받은 뒤 다음날 증상이 악화돼 안동병원에 입원했다. B씨 등 3명은 사건 당일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의 위 세척액에서는 공통으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고 일부 피해자들의 소변과 혈액 등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A씨 등 4명은 사건 발생 초기 유기인제와 엔도설판 등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검사 결과 에토펜프록스와 터부포스 등 성분인 것으로 정정된 바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과거 발생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과 같이 주민 간 갈등 관계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보고 경로당 회원 외에도 다른 주민들에게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진술을 받고 있다.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일부 피해자들의 의식이 회복되고, 주민들이 진술 조사 등에 협조적인 상황"이라면서 "DNA 검사 결과 등과 같은 일부 사안은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 현재 범행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