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한동훈 문자 파문, TK 의원 "공론화했어야"

입력 2024-07-08 17:09:58

김 여사-한 후보, 1월 문자 공개에 "개인 판단으로 무시한 건 잘못" 중론
"유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의견 다수…혼탁한 선거판에 "정치 실망 우려"
"한 후보, 개인 정치해온 것 아니냐" 반감도…선거 후 '갈등 봉합'도 걱정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나경원·한동훈·윤상현 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나경원·한동훈·윤상현 대표 후보. 연합뉴스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지난 1월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공통적으로 당시에 공론화해야 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훗날 당내 갈등을 심화할 수 있고,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다만 이번 논란이 누구한테 더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라는 게 중론이었다.

8일 대구경북(TK) 의원들은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더라도 개인적 판단으로 넘기기보다 김 여사의 '사과 의사'가 있다는 내용을 당에 알리고 처리 방안을 함께 고민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한 중진의원은 "총선을 앞둔 시기라는 점 등 사안의 중요도를 볼 때, 김 여사가 명품백 문제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고 당내에 공론화해야 했다"면서 "개인적인 대화 내용이라고 보기에는 김 여사와 한 위원장의 위치상 공식적인 대화였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당 개혁 방향을 놓고 경쟁해야 할 이 시점에 지나간 문자로 논란이 되는 건, 퇴행적인 모습"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논란이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재선의 한 의원은 김 여사의 당무 개입 의혹이나 한 후보의 오만한 모습이라는 둥 온갖 추측이 오가지만 어디까지나 단편적인 면모라고 했다. 그는 "누가 덕을 보고 손해를 볼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전당대회다운 전당대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며칠간 논쟁이 이어지면 공개적으로 한마디 하겠다는 의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당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이 더 커질까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재선의원은 "최근 당원이 늘어나고 한 후보에 대한 팬덤이 생기는 등 고무적인 모습도 있었다"면서 "(당원들 사이에서) 이번 논란이 전당대회를 너무 혼탁하게 해서 당과 정치판이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전당대회 이후, 이번 논란이 앙금으로 남아서 봉합이 쉽지 않을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 후보의 지향점을 본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 후보가 전당대회 첫 공약으로 당 의견과 달리 채 상병 특검법을 굳이 추진하자는 것이나, 대통령실과 각 세웠던 과거 모습을 등을 볼 때 당 대표 후보로서 면모보다 대통령실과 차별화로 개인의 앞날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며 "새 대표는 당정 간에 수평적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지만, 너무 대립각을 세워서도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