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비위·징계' 구의원들이 의장단으로…시민단체, "사퇴하라" 규탄

입력 2024-07-04 16:48:01

탈법 행위 등으로 징계 받은 구의원, 의장·부의장 선출
"의회 대표할 자격 있나, 염치 없다" 비판

대구 중구의회. 매일신문DB
대구 중구의회. 매일신문DB

각종 비위로 구설에 오른 구의원들이 대구 중구의회 의장단으로 선출되자, 시민단체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4일 대구참여연대는 "중구의회가 징계 이력이 있고, 범법 행위로 소송이 진행 중인 구의원들을 의장단으로 선출했다"며 "의회가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을 저버리고, 윤리 강령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중구의회는 임시회를 열고 제9대 후반기 의장에 배태숙 구의원을, 부의장에 김효린 구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문제는 해당 구의원들이 모두 탈법 행위 등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점이다. 배 구의원은 아들이 대표로 있는 유령회사를 이용해 중구청과 수의계약을 맺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받았다. 또한 지난 2019년 북구에 거주하면서 허위로 중구에 전입신고해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구의원도 지난해 2월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과 중구 성내3동 행정복지센터 등에서 서류를 무단 반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공무원 갑질 논란이 일어 30일 출석정지 등 징계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중구청의 '공예·주얼리산업의콜라보 지원 사업' 보조금을 받았다가 자격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뒤늦게 환수 처분을 받기도 했으며, 가짜 상품을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 외에 도시관광위원장으로 선출된 권경숙 의원 역시 불법 수의계약 혐의로 의회에서 제명됐다가, 효력 정지 가처분을 통해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 복귀한 상태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해당 의원들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마땅한데, 의장단에 출마한 것은 염치 없는 행위"라며 "특히 배 구의원과 권 구의원은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중구의회는 최소한 진행 중인 사건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해당 구의원들에게 요직을 맡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익을 추구하고 범법 행위를 한 사람이 의회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이런 사람이 의회 회의를 주재하고, 사무를 감독하고, 의회 일을 결정하는 의장을 맡아도 되는지 중구의회에 묻고 싶다"며 "윤리를 내 던지고 주민을 농락한 중구의회는 존재할 가치도 없다. 의장단은 물론이고 중구의회 의원들 모두 일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