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권 가계대출 더 조여야" 15일부터 현장점검

입력 2024-07-03 17:05:43 수정 2024-07-04 07:52:31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세 더 빨라질 가능성 존재…선제적으로 관리 강화해야"

3일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 금감원
3일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 금감원

최근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 무리하게 가계대출을 늘려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에 따른 관리방안도 제시했다.

금감원은 3일 이준수 부원장 주재로 17개 국내은행 부행장과 함께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원인을 점검하고 하반기 관리방향,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금융지원 운영현황 등이 논의됐다.

가계대출은 올해 4월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8조5천723억원으로, 5월 말(703조2천308억원) 대비 5조3천415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6조2천억원 증가)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월 기준 증가 폭이다.

주요 증가요인으로는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 대출 공급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하락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중심 주택 거래량 증가 등이 꼽혔다.

이준수 부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성급한 금리 하락 기대와 주택가격 상승 예상 등으로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선제적으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최근 개인사업자 및 가계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가계대출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관리방안도 제시했다. 먼저 은행권이 과열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지 않아야 하고, 연초 각 은행이 설정한 경영목표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을 취급하도록 관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정부 방침에 따라 현행 DSR 규제 내실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임을 밝히고 이를 위해 은행에서도 현행 DSR 규제가 실제 영업점 창구에서 잘못 적용되는 사례가 없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금감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실태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해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방향이 실제 영업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점검에서 확인된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계획임을 알렸다.

구체적으로 은행권 가계부채 현장점검을 오는 15일 실시해 DSR·스트레스 DSR 규제 준수 여부, 가계대출 경영목표 수립 및 관리체계 등을 확인한다는 게획이다.

이 외에도 금감원은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을 돕기 위한 정부의 금융지원 대책이 은행 영업창구에서 실효성 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관련 업무에 만전을 기해줄 것도 은행권에 요청했다.

한편, 은행들은 금감원의 정책 방향에 맞춰 선제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감면 금리 폭을 최대 0.20%포인트(p) 축소했다. 감면금리 폭을 축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KB국민은행도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p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