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대구경북 행정통합으로 선진대국 시대로 가자"

입력 2024-06-30 16:09:58 수정 2024-06-30 18:48:37

28일 문경 공무원 300명과 '소통공감토크'…엄지척, 어떤 썰 풀었길래?
.문경시청 직원이 묻고 홍준표시장이 답하다
대경 공공기관 경북 북부 이전…정부 협력해 지역 이권 찾겠다
제대로 된 정책 좌고우면 말길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문경시 공무원 300여명과 열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문경시 공무원 300여명과 열띤 '소통공감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오후2시 경북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문경시 공무원 300여명과 열띤 '소통공감토크'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홍 시장과 문경시청 직원들과의 만남은 신현국 문경시장의 초청으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문경시청 직원이 묻고 홍 시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한 이날 토크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를 비롯해 정치, 경제, 홍 시장에게 궁금한 점, 비하인드 스토리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홍 시장은 마치 모노드라마(1인극)에 출연한 연극 배우처럼 2시간 동안 객석을 가득 메운 문경시청 공무원 관객들에게 거침없는 대사(?)와 답변을 쏟아냈다.

때론 폭소와 박수를 터뜨리고 어느 순간에는 객석 분위기를 얼어붙게 하면서 '과연 홍준표'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문경시청 직원들과 홍 시장 사이에 오고 간 주요 질문과 답변을 간추려 보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문경시 공무원 300여명과 열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문경시 공무원 300여명과 열띤 '소통공감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대구경북 통합하면 어떻게 달라지나요?

▶대구경북은 원래 하나였다. 43년 전에 분가됐던 대구와 다시 합치는 것 뿐이고, 서울특별시와 양대 축이 될 한반도 제2의 도시 대구경북특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구가 경북을 흡수한다는 것은 아주 졸렬한 생각이다.

통합하는데 가장 걸림돌은 경북 북부 지역인데, 통합하지 않으면 20~30년내에 대부분 소멸될 것이라고 본다.

지금 도청이 안동에 있어 본들 북부지역이 발전하는가? 통합해야 일선시군이 모두 집행기관이 돼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도청보다 더 훌륭한 대구경북 공공기관들이 북부지역으로 이전 할 것이다.

-언변과 유머감각이 좋으신데, 어릴 때부터 그랬나?

▶고교 시절까지 내성적이고 사람들 앞에 나서질 못했다. 믿지 못하겠지만 지금도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중·고교 시절 점심시간에 밥을 먹어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학교 수돗가에서 물배를 채웠을 만큼 어렵게 자랐다(여유가 없으니 웃을 일도 없었다는 의미).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은 공허하다. 매사에 진심을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야당과의 관계설정은?

▶대구시장으로 재임 중일 때는 가능하면 이재명 대표 욕을 안 하려고 한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일을 이재명 대표가 나서서 반대하기 시작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 나중에(대구시장을 그만 두면)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절대 욕 안한다. 나야 욕하면 시원하겠지만 대구시에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로 비판하지 않는다. 중앙정부와 (대립하지 않고) 협력했더니 정부가 요즘 대구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준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문경시 공무원 300여명과 열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문경시 공무원 300여명과 열띤 '소통공감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차기대권 도전 여부는?

▶1년 6개월 지난 뒤 말씀 드리겠다.

-별난 상사에 대한 경험은?

▶30살 초임검사 시절 괴팍스런 검사장을 모셨다. 덩치도 크고 후배를 주먹으로 두드려 패는 스타일이다. 부장검사 차장검사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팼다.

하루는 내가 수사 결재를 올리니까 "야 너 돈 먹었냐" 하셨다. 그래서 내가 "검사장님은 수사할 때 돈받고 수사합니까" 했더니 나에게 쌍욕을 하면서 때리려고 하길래 승부수를 던졌다. 더 심한 쌍욕으로 난리치면서 대들었더니 결국 검사장이 사과했다.

이 일이 소문이 나 나를 건드리는 간부가 없어 검사생활이 편해졌다. 여러분들도 자신 있으면 별난 상사한테는 이런식으로 해보시라. 자신이 없으면 이게 내 팔자다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대통령 자리는?

▶당선되면 딱 두 달만 좋은 자리다. 나머지 4년 10개월은 국민들 욕 먹으면서 살아야 한다. 대구시장 자리는 지금 2년이 됐지만 대구시민들 나한테 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적극행정이라는 것은?

▶쉽게 말하면 눈치보지 않는 것이다. 제대로 된 정책을 세웠으면 좌고우면 하지 말고 반대하는 사람들 눈치보지 마라. 좌파들 눈치 보지마라. 좌파들은 밥먹고 하는 것이 반대하는 일이다.

-저출생 극복에 대해서는?

▶지금 정부에서 애 낳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애를 많이 낳으면 육아, 보육, 교육, 주택 등 모든 문제가 복잡해진다 선진국에서 애 안낳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보육, 교육, 주택 환경개선이 먼저다. 애 낳아도 불이익 없이 살수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받을 만한 정치인은 누구?

▶이만섭 전 국회의장을 정말 제대로 된 참 정치인으로 생각한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참으로 중재를 잘 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문경시 공무원 300여명과 열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8일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문경시 공무원 300여명과 열띤 '소통공감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설수 있는 방안은?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걸핏하면 외부에 이상한 얼치기 데리고 와서 당을 망치고 이모양 이꼴이 됐다. 당내에서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당내에서 커 온 사람을 당대표 시키고 당이 강해져야 한다. 민주당은 내부에서 커 올라온 사람 외에는 대통령 후보는 물론 당 대표도 안 된다.

-당당함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도 있긴 한데 무엇보다 많이 공부하고 알아야 한다. 가진 것 없이 출발했기 때문에 잃어버릴 것도 없다.

-대구 아파트 미분양 해결방안은?

▶전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인허가를 많이 해줬다. 나는 아파트 신규허가 안 해준다. 있는 물량 다 채울 때까지다.

-최근 가장 몰입하고 있는 분야는?

▶멍때리는 것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생각이 깊어지면 잠이 안오더라..

-유시민 작가와 자주 토론하는데?

▶유시민은 당당한 좌파다. 둘이 이야기 해도 서로 입장을 존중해서 하니까 재미있다. 유시민은 대구 사람이라 밉지가 않다.

-북한 오물풍선 대응방안은?

▶상식에 맞지 않는 행위지만 안 보낼 때까지 참아야 한다.

-문경새재 주흘산 케이블카 추진에 대해?

▶신현국 시장의 탁월한 견해다. 문경은 폐광이후 관광사업으로 방향을 잘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