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당원 심판 전 경선 배제, 민주적 정당 운영 아냐"
나경원, "출마까지는 허용하고 당원 판단 받을 기회 줬어야"
국민의힘이 다음달로 예정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과 관련해 27일 자격심사 탈락자를 발표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보수 정가 일각에서는 이날 탈락된 김재원·김소연·김세의 후보처럼 야권을 향해 선명한 발언을 해줄 인사들이 대상이 된 점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제5차 전체회의를 개최해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소연 변호사,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자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 선관위는 '후보 신청자가 제출한 서류와 이력 등을 통해 부적격 기준 해당 여부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자질을 갖췄는지를 중심으로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후보들이 과거 각종 설화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는 측면에서 당 선관위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를 탈락시킨 근거는 국민의힘 당규인 대표 최고위원 선출 규정 제13조 제7호에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예비심사(컷오프)제도 도입여부 및 심사방법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규정에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 규정은 후보자 숫자가 많아서 선거관리가 어려울 때 후보자를 적정한 범위 내로 압축할 때 여론조사로 결정할 것인지 등의 방법을 정하도록 하는 것이지 당선이 확실한 특정 후보자를 지목해 경선에서 배제함으로써 사실상 정적 죽이기에 악용될 수 있는 전횡을 하도록 허용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식이라면 소수의 선거관리위원들이 유력한 당권주자를 국민과 당원의 심판을 받기도 전에 경선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어서 민주적 정당운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더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는 즉시 당헌당규를 정확히 해석해 선관위 결정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변호사도 불만을 토로하긴 마찬가지다.
김 변호사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컷오프 소식 전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달님 영창' 막말 논란 등을 사유로 컷오프 시켰다고 알려졌는데 잘 알겠다"면서 "대한민국 국민들과 당원분들께 큰 위로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생각을 했다. 당내 아직도 이준석의 망령이 가득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당의 결정을 비판했다.
당권 주자들도 이날 당 결정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재원 전 최고위원 소식은 매우 안타깝다"면서 "출마까지는 허용하고 본인이 직접 당원과 국민이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는 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 당에서 전투력을 갖춘 대표적인 정치인이고 유일하게 영남 지역 정치인 후보이기에 그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보수 지지자들도 나 의원 글에 댓글로 '대통령 탈당을 운운한 함운경 후보는 컷오프가 아니다'는 등 당 선관위의 판단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썼다.
영남권 유일의 후보였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기회를 잃은 데 대해 대구경북(TK) 지역민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TK 한 주민은 "당원들이 선거로 심판할 문제를 당 선관위에서 자의적으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며 "이런식이라면 야권을 향해 선명한 목소리를 낼 당내 전사들이 나오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이들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애정 역시 식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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