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NPT 탈퇴 핵무장' 주장에 한동훈 "북한 방식" 정면 반박

입력 2024-06-25 14:40:10 수정 2024-06-25 16:03:04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글 쓰고 36분 만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반박 글

한동훈, 홍준표. 연합뉴스
한동훈, 홍준표.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6.25 전쟁 74주년을 맞아 홍준표 대구시장이 "뉴욕(미국)이 불바다 될 것을 각오하고 서울(대한민국)을 지켜줄 수 있는가?"라며 미국에 대한 핵 전력 의존(핵우산)의 한계를 지적, 대한민국의 'NPT(핵확산금지조약,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탈퇴'까지 거론하며 자신의 지론이기도 한 '핵무장'을 강하게 주장한 가운데, 그간 홍준표 시장의 주요 공격 대상이 돼 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NPT 탈퇴 후 핵무장을 시도한 것은 북한이 유일하다. 우리가 같은 방식으로 NPT 탈퇴를 해 핵무장을 할 경우 국제사회 제재를 피하기 어렵다"고 정면 반박했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주자이기도 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25일 오후 2시 6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핵 전력을 활용한 안보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한미공조를 핵동맹 수준으로까지 차원이 다르게 확장하는 큰 성과를 이뤄냈다. 우리의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위상, 직접 핵무장 방식을 택했을때 예상되는 우리 경제에의 부정적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해 직접 핵무장이 아니라 한미 핵동맹을 활용해 안보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국제정세는 변화무쌍하니 동맹에만 의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니 이제는 일본처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핵무장할 수 있는 잠재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즉, 농축재처리기술 확보 등을 통한 핵무장 잠재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농축재처리기술 확보 위해서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필요하지만, 이건 국제 제재 없이 추진 가능하다. 당장 직접 핵무장을 하면 국제사회 제재 리스크가 크니, 동맹에만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 실효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그는 글 말미에 "NPT 탈퇴 후 핵무장을 시도한 것은 북한이 유일하고, 우리가 같은 방식으로 NPT 탈퇴해 핵무장 할 경우 국제사회 제재를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NPT 탈퇴는 같은날 홍준표 시장이 언급한 얘기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표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표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윤상현 국회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6.25 전쟁 74주년과 연결고리로 핵무장과 관련해 주장을 펼치자 홍준표 시장도 자기 견해를 밝힌 것인데,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단 36분 만에 한동훈 전 위원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박한 맥락이다.

홍준표 시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프랑스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후 핵무장 및 다시 나토에 복귀한 이력을 예로 들었다.

홍준표 시장은 '뉴욕이 불바다 될것을 각오하고 파리를 지켜줄수 있는가?', 드골(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 케네디(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를 향해 질타한 말"이라고 당시 프랑스의 핵무장 선택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똑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NPT 10조는 자위를 위해 탈퇴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드골과 같은 결단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 "우리는 똑똑하거나 얍삽한 지도자가 아닌 믿음직한 지도자를 원한다. 핵무장 주장을 하면 좌파들에 의해 극우로 몰리는게 두려워 좌파들 눈치나 보는 얍삽한 지도자는 필요없다. 경제제재 운운하며 본질을 피해가는 비겁함도 버려야 할 때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닌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문제"라고 핵무장을 강조했다.

그는 "조속히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서 일본처럼 핵물질 재처리 권한부터 얻어 내어야 한다"고 권하면서 "앞으로 동북아의 군사력 균형을 위해 미국도 한국의 방어적 핵무장을 용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NPT 탈퇴라는 선택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으나,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해 일본처럼 핵물질 재처리 권한을 얻어내는 것(홍준표)-농축재처리기술 확보 등을 통한 핵무장 잠재력 가질 필요(한동훈) 등의 '핵무장 준비'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생각이 꽤 일치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페이스북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한편, 홍준표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38분쯤에도 페이스북에 "북핵해법은 남북 핵균형정책뿐이다. 다시는 이땅에 6.25 같은 비극이 있어선 안된다"고 적었다.

이는 나경원 의원이 오전 8시 31분쯤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적자 그로부터 1시간 7분 뒤에 쓴 것이었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 21일 대구를 찾은 나경원 의원을 만나고서 "당을 지켜온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격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