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수성구, 여름철마다 빗물펌프장 주차장 개폐 놓고 '줄다리기'

입력 2024-06-24 15:57:44 수정 2024-06-24 21:40:26

팔현빗물펌프장 임시 주차면 150면, 市→수성구 무상임대허가 조건으로 '우수기 폐쇄'
여름철 야외 물놀이장·파크골프장 이용객 몰리며 주차수요 폭증…일 이용객 800명 넘어
수성구 "비 안 오는 날 주차장 개방해달라" 요구에도…市 "방재시설, 침수위험"

19일 대구 수성구 고모동 팔현빗물펌프장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입구가 폐쇄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9일 대구 수성구 고모동 팔현빗물펌프장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입구가 폐쇄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수성구 팔현빗물펌프장 유수지에 조성된 임시주차공간(이하 유수지 임시주차장)이 여름철마다 폐쇄되는 탓에 주민들이 주차난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시가 '우수기 폐쇄'를 조건으로 개방한 공간이지만 여름철 물놀이장 개장 기간 주차 수요가 폭증, 주차장 개폐를 놓고 대구시와 수성구청의 줄다리기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21일 대구시와 수성구청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1년 3월 19일부터 5년 간 수성구청에 팔현빗물펌프장 유수지(수성구 고모동 9번지) 무상사용을 허가했다. 시는 전체 펌프장 면적 1만4천350㎡ 가운데 유수지 8천981㎡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매년 5월 1일~10월 31일 우수기 동안은 폐쇄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수성구청은 유수지 중 일부에 150면(4천600㎡) 규모의 주차공간을 조성했다.

문제는 무상사용허가 조건으로 내건 '우수기(매년 5월 1일~10월 31일) 사용 금지'를 두고 매년 여름철만 되면 수성구청과 대구시가 개폐를 놓고 입장차를 보인다는 것이다. 수성구청은 여름철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주차 수요가 폭증한다며 주차장 폐쇄를 탄력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성구에 따르면 이곳에 인접한 수성‧팔현 파크골프장은 일평균 800명이 방문하는 곳이다. 게다가 수성패밀리파크에는 7, 8월 야외 물놀이장을 여는데, 이 기간 주차 수요가 더 커진다. 올해 역시 내달 2일부터 9월 1일까지 야외 물놀이장 개장을 앞두고 있다.

유수지 주차장 인근에서 팔현농장을 운영하는 A(63) 씨는 "주말이면 파크골프 회원에 더해 가족 단위 이용객까지 몰리면서 늘 주차문제로 늘 통행 혼잡을 겪는 곳이다. 재난방재시설이더라도 비가 안 오는 날에는 주차장을 개방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4, 5월 수차례 대구시를 방문해 '우수기에도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임시주차장 사용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대구시는 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수지 용도와 지형 특성 상 주차 차량 침수 피해와 인명 피해 우려가 크다며, 우수기 개방은 곤란하다는 것. 특히 주차된 차량 침수사고 우려가 크고, 펌프장 내 유수지는 비가 내리면 빗물이 바로 유입되는 곳이어서 하천둔치보다도 수해 위험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김용일 대구시 도시관리본부 배수운영과장은 "무상사용 허가를 내준 유수지는 임시주차시설로, 이상 기후 현상으로 5월에도 국지성 호우로 인한 인명·재산피해 예방 차원에서 5~10월 사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키워드>

※유수지 : 홍수량의 일부를 저장해 완충역할을 하는 방재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