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사진에 피해 여학생 얼굴 합성 SNS 공유
피·가해자 분리 안돼 2차피해 우려
경북 고령군 A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들이 여동급생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알려져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성범죄는 피·가해자들이 같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부터 발생했지만, 고교 진학 후인 지난 3월 한 피해 학생이 학교에 신고해 불거졌고, 19일 피해 학생 부모들이 모 토론회에서 공개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가해자는 5명, 피해자는 16명으로 파악된다. 가해자들은 나체 사진에 피해 학생의 얼굴을 정교하게 합성하고 실명 등을 기재한 채 SNS로 공유했다. 게임사이트에서 서로 사진을 올리고 대화도 주고 받았다.
한 피해학생 부모는 "딸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을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가 일었고, 다음에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걱정이 밀려왔다"면서 "명랑하고 살가웠던 딸이 사건이 있고 부터 말수가 줄었고, 자해도 3차례나 했다"며 울부짖었다.
고령교육지원청이 가해 학생 보호자에 보낸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참석 통지서에도 가해학생 B, C군은 딥페이크 AI프로그램을 활용해 피해 여학생들의 사진과 나체 사진을 합성해 명함 형식의 합성사진을 제작한 후 텔레그램 채팅방에 다른 가해 학생들을 초대했다고 명시됐다.
또 B군은 중학교 때도 한 피해 여학생 사진을 트위터로 타인에게 제공해 음란행위에 노출되도록 했다.
가해 학생들은 학폭위에서 정도에 따라 전학, 학생과 보호자 특별교육, 접촉·협박·보복금지, 사회봉사 등의 처분을 받았고, B·C군은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피해 학생 부모들은 사건을 인지한 때부터 지금까지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학생 관리가 미흡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피·가해자들이 사건에 노출되기 시작한 중학교 3학년 당시 학생부장에 대해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D학생부장의 안일하고 위법적인 대처가 피·가해자를 양산했다. 당시 피해를 호소한 한 여학생의 상담 일지는 있지만 관련 내용이 학교 당국이나 교육청에 보고된 내용은 없어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D학생부장과 해당 중학교에 대해서는 고령교육청 감사가 진행 중이며 교육청은 감사결과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피해학생 부모는 "피·가해학생들이 중학생일 때 담당자와 학교가 적절하게 대처했으면 일이 이렇게 크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아직도 현실적인 문제라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교실에서 수업받게 하는 고등학교와 교육청의 처사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령교육청과 A고등학교 측은 "매뉴얼에 따라 처리를 하고 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의 원천적 분리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피해자들에 대해 더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교육당국 대처에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김예민 대구여성회 대표는 "성범죄는 피해신고가 있으면 사실확인 전이라도 피·가해자를 즉각적 원천적으로 분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학교 내에서는 만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교육청은 지역 내 학생들에 대한 전수 조사와 지역사회에는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가해자에겐 지켜보고 있다는 사인을 계속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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