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집단 휴진 불참 선언 “아픈환자 살려야”
분만병의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 집단 휴진 불참
임현태 의협회장, 박단 전공의위원장 불협화음
간호사 등 병원구성원 “집단 휴진 철회해야”
의료계가 집단 휴진을 앞두고 일부 의료단체들이 휴진 불참을 선언하는 등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 총파업 추진에 동력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1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뇌전증지원병원협의회와 분만병의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의회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는 "환자들의 질병과 아픈 마음을 돌보아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들을 겁주고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며 "협의체 차원에서 의협의 단체 휴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의협의 단체휴진 발표로 많은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이 혹시 처방전을 받지 못할까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갑자기 약물을 중단하면 사망률이 일반인의 50~100배로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의회도 진료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120여곳 아동병원이 속한 대한아동병원협회은 "의협의 투쟁에 공감하지만 환자를 두고 떠나기 어렵다"고 선언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필수적인 수술에 필요한 인력은 병원에 남아 진료를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표했다.
진단 휴진을 주도한 의협과 전공의협의회가 내분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임현택 회장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죠?"라며 "벌써 유월 중순이다. 임 회장은 이제는 말이 아니라 일을 해야 하지 않을지"라고 비판했다.
임 회장은 이날 밤 일부 전공의가 모인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신경 끄고 손 뗄까요? 그거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며 "죽어라고 지원해줬더니 고맙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컴플레인(불만)만 가득이고 왜 내가 내 몸 버려가며 이 짓하고 있나 싶습니다"라고 반격했다.
간호사·의료기사·행정직원 등 병원구성원들의 반감도 병원 밖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14일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 증원은 전국민적 요구로 집행정지를 기각하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상황에서 계속되는 억지 주장과 진료 거부에 나서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의사들의 집단 휴진 철회를 요청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진료·수술 연기와 예약 취소는 환자들에게도 고통이지만, 끝없는 문의와 항의에 시달려야 하는 병원 노동자들에게도 엄청난 고통"이라며 "병원 노동자들은 의사들의 욕받이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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