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경쟁'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판도를 결정하는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13일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2나노(㎚·1㎚는 10억분의 1m) 공정 양산을 위한 준비를 마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추격하는 입장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11.0%로, TSMC(61.7%)와의 격차는 직전 분기 49.9%포인트(p)에서 50.7%p로 더 벌어졌다.
TSMC의 경우, 2026년부터 1.6나노 공정을 통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공정 로드맵을 지난 4월 공개한 바 있다. 2025년 2나노 양산을 시작하고 2027년부터 1.4나노를 양산하는데, 중간에 1.6나노를 추가해 진입 시기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으나, 현실적으로 빠르게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일부 최첨단 공정 기술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Gate-All-Around)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2세대 3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TSMC는 GAA에 비해 한 단계 아래 기술로 평가되는 기존 핀펫 트랜지스터 구조를 3나노에 적용하고 있다. 향후 2나노 공정부터 GAA를 적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GAA를 사용하는 삼성이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면에서 유리한 입장이다. 최근 미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AMD가 삼성전자의 차세대 3나노 GAA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협력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파운드리 업계 후발주자인 인텔도 미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나노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텔은 지난 2월 연내 1.8나노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TSMC보다 먼저 2나노를 뛰어넘는 공정 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또 최근 반도체 산업 부흥에 나선 일본 정부가 주도해 설립한 파운드리 법인 라피더스가 2나노 이하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나노 AI 가속기 생산 수주가 미칠 영향' 보고서를 통해 "향후 파운드리 산업은 초미세화 선단공정의 기술 차별화가 고객사 확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했다.
※나노(Nano) =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세공정 단위로 통용된다. 숫자가 작을수록 집적도가 높아져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 가장 앞선 기술은 3나노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만 3나노 반도체 양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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