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들 `의사들 조폭…죽을 때 죽더라도 의료개혁 성공해야`

12일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세브란스병원에서도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중증환자 단체들이 의사들에 대한 고소·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한국폐암환우회 등 6개 단체가 속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8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 회장은 휠체어에 탄 채 대독자를 통해 정부에 "법과 원칙에 입각해 의사집단의 불법 행동을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와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무정부주의를 주장한 의사집단을 더는 용서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학문과 도덕과 상식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사집단들의 조직폭력배와 같은 행동을 보고, 죽을 때 죽더라도 의사집단에 의지하는 것을 포기하겠다"며 "정부와 대통령께 호소한다. 이번 기회에 의료개혁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할 수 없다.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꼭 의료개혁을 성공시켜 달라"고 부연했다.

이어 변인영 한국췌장암환우회 회장은 "당신들이 지켜야 할,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죽어가고 있다. 4기 환자들을 호스피스로 내몰고 긴급한 시술을 2차병원으로 미루고 항암과 수술은 연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랑하는 가족이 죽어가도 참고 숨죽여 기다렸다. 그러나 그 결과는 교수님들의 전면 휴진이었고 동네 병원도 문을 닫겠다는 것이었다"며 "부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식도암 4기 환자인 김성주 연합회 회장은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대형병원 교수들도 휴진을 선언할 분위기"라면서 "대한의사협회의 전면 휴진도 맞물려 중증질환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우들이 왜 의료법을 위반하면서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들을 고소, 고발하지 않느냐고 전화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고소·고발을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만약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얘기를 하면 검토할 생각이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정부의 이번 업무개시명령은 실효성이 없어 환자에게 도움되지 못했다"며 "환자들이 아무것도 못 하고 고통받지 않게 강제성과 (의사의) 책임, 처벌 규정이 포함된 법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증환자들 "의사들 조폭…죽을 때 죽더라도 의료개혁 성공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