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맞나요?" 6월에 '35도'… 폭염·호우 반복되는 극단 기후 일상화?

입력 2024-06-11 16:54:14 수정 2024-06-11 21:02:08

지난해보다 일주일 앞당겨진 폭염주의보 발효
14일 대구 오존주의보까지 발령…
7~8월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아 덥고 습한 여름 예상

대구·경북에 이틀째 폭염특보가 내려진 11일 김천 녹색미래과학관 기후변화관에 놓인 지구본이 실시간 지구의 기온을 붉은색으로 표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경북에 이틀째 폭염특보가 내려진 11일 김천 녹색미래과학관 기후변화관에 놓인 지구본이 실시간 지구의 기온을 붉은색으로 표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여름 날씨가 매해를 거듭할수록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대구경북은 평년보다 무덥고 비가 자주 내리는 여름을 보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0일 대구경북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대구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대구와 경북 경산, 영천, 청도, 경주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가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거나, 더위로 중대한 피해가 발생될 것으로 예측할 때 발표된다. 폭염특보가 경북 지역으로 점차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어지는 무더위가 시민들은 익숙한 눈치다. 수성시장네거리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손에는 양산이 쥐어져 있었다. 양산이 없는 이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거나 그늘을 찾아 뜨거운 햇빛을 피했다. 양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김모(57) 씨는 "점점 더 더워진다고 해서, 오늘 같은 날씨는 '덥지 않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더위를 이겨내려고 한다. '대프리카'의 더위를 이겨내려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고 했다.

30도를 웃도는 더위는 1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14일 최고기온 34도를 기록한 뒤, 30~31도를 유지하다가 20일부터 29도로 떨어질 전망이다. 아침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16~20도)과 비슷하나, 낮 기온은 평년(최고기온 23~29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당분간 이어지는 더위는 서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맑은 날씨가 지속되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구 경북의 폭염특보 발효일은 점점 앞당겨져, '작년보다 더운 오늘'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폭염특보 발효는 지난해보다 일주일 앞당겨졌다. 2022년보다는 8일, 2021년보다는 약 한 달 일찍 폭염특보가 발표됐다.

대기 오염물질이 자외선과 만나 생성되는 오존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1일 오후 2시 대구권역에 오존 주의보가 떨어졌다. 오존주의보는 1시간동안 측정한 오존 농도가 평균 0.12ppm 이상일 경우 발령된다.

올여름에는 강수량 역시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2024년 6월~8월)'에 따르면 오는 7, 8월에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확률은 20%에 불과했고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였다. 7월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고, 8월에는 저기압 발달과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겠다.

강수량이 많아지는 이유로는 열대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봄철 동안 평년보다 높은 것이 꼽힌다. 높은 수온으로 아라비아해 인근의 대류 활동이 늘어나고, 남아시아 지역에 하강 기류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확장되고, 이 과정에서 수증기 유입이 늘어나 강수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급변하는 날씨에 대해 "날씨를 결정하는 요소가 매우 많아서 단기간에 날씨가 더워지고 강수량이 늘어난 이유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분석을 통해 원인을 짚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