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최소 절개·빠른 회복·적은 부작용 '중재적 방사선 시술'

입력 2024-06-12 06:30:00

초고해상도 장비 'C-arm' 이용 절개가 힘든 부위 실시간 관찰
의료용 카테터 이동시켜 확인…CT·MIR로 위치 파악 후 시술

과거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의 판독이 영상의학과의 주된 업무였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과거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의 판독이 영상의학과의 주된 업무였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의료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영상의학이 발전하면서 중재적 방사선 시술의 영역 또한 확대되고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영상 검사의 판독이 영상의학과의 주된 업무였다면 이제는 체액을 외부로 빼내는 '배액술'에서 부터, 분만 환자의 산후 출혈, 뇌혈관 치료, 항암 치료까지 다양한 치료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 중재적 방사선 시술이란?

'중재적 방사선 시술'이란 치료해야 할 부위 중 외과적으로 절개하기 힘든 부위를 X선이나 초음파 등을 이용해 최소한의 절개로 치료하는 시술을 말한다. 최근에는 수술이 필요한 질환에 대해 비수술적인 시술을 통해 치료하는 방식을 의미하고 있으며, 초고해상도 영상을 통해 이상 부위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면서 치료하는 시술을 뜻하기도 한다.

먼저 '씨-암'(C-arm)이라고 하는 영상 장비를 통해 실시간으로 몸 속 투시 영상을 확인하고 의료용 카테터 등을 치료가 필요한 부위로 이동시켜 질환에 맞는 물리적, 화학적 처치를 시행한다.

박형식 곽병원 영상의학과 과장은 "혈관을 도로로 이용하면서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 수술과 같은 치료를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 중재적 방사선 시술은 어떻게 시행되나요?

중재적 방사선 시술은 먼저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이용해서 병변의 위치를 확인하고, 피부와 병변 사이 중요 구조물을 확인한다. 병변까지 다다르는 최소한의 거리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계산을 해서 먼저 기초 공사를 튼튼히 한 후 시술을 실시하게 된다.

시술은 음압 환기가 이루어지는 수술방이나 전용 시술실에서 진행된다. 또 중재적 방사선 시술을 위해서는 전용 투시 장치가 필요한데 '씨-암'이나 '플루오로스코피'(Fluoroscopy)는 우리 몸의 연부 조직과 뼈를 구분해서 보여 준다. 무균 환경이 갖춰진 장소에서 투시 장비로 병변을 확인하고 5~10㎜ 정도로 아주 작게 피부를 절개한 후 얇고 긴 바늘로 병변을 뚫는다. 가늘고 미끈한 철사와 몇 가지 기구로 길을 만들고 확장하여 상황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배액용 관을 배치시킨 후 시술을 종료한다.

◆ 어떤 치료에 사용되나요?

중재적 방사선 시술은 대개 몸에 있는 체액을 배출해야 하는 경우 혹은 혈관이나 담관, 요관 등 몸 속의 체액이 흐르는 관이 막혀있을 때 이를 뚫어내야 하는 경우에 쓰인다. 예를 들어 몸 안의 농양(고름)을 배출해야 하는데 외과 수술의 방법으로는 어려운 경우 PCD(경피적 농양 배액술)라는 시술을 진행한다. PCD는 경우 몸 안에 농양이 있는 환자에게 초음파와 '씨-암'을 이용해서 '카테터'라는 가늘고 긴 관을 농양 부위까지 이동시킨 뒤 내용물을 배출시키는 시술이다.

뇌동맥이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나 동맥혈관의 벽이 약해져서 혈관이 팽창해서 발생하는 '동정맥류' 등을 치료할 때 중재적 방사선 시술이 쓰인다. 이 밖에도 항암제 투여, 스텐트 삽입, 색전술처럼 혈관을 막아 암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에도 이 시술이 사용된다.

박형식 과장은 "외과적 응급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방사선 중재적 시술을 통하여 생명 징후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자면 신장 투석을 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투석혈관이 막혔거나 응급 투석이 필요한 환자라면 중재적 방사선 시술을 통해 투석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중재적 방사선 시술의 장점은?

치료에 들어갈 때 절개 부위가 작다. 이 때문에 처치 과정에서 인체의 구조를 크게 손대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 번의 반복 시술도 가능하고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크지 않다.

그래서 치료를 위해 이뤄지는 마취도 국소 마취로 진행된다. 시술 부위에 마취 주사를 맞으면, 벌에 쏘인 듯 화끈하지만 그 부위가 신속하게 마비된다. 박형식 과장은 "마취 이후에는 통증은 거의 느낄 수 없게 되나, 압박감이나 움직이는 느낌은 있을 수 있다"며 "국소마취제는 졸리거나 의식을 잃지 않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며 사전에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절개 부위 자체가 작아 환자의 가슴을 여는 등 대형 수술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편이며, 대부분 국소 마취를 통해 시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술 후 회복 기간이 짧고 따라서 입원 기간 또한 줄어들게 된다.

박형식 과장은 "중재적 방사선 시술은 수술치료와 약물치료, 외과 치료와 내과 치료 사이를 잇는 중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절개를 최소화 하고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박형식 곽병원 영상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