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년까지 대형원전 3기·SMR 1기 건설

입력 2024-06-02 15:59:38 수정 2024-06-02 19:43:50

9년 만에 원전 신설 계획…차세대 소형원전 포함 원전 4기 준공
제11차 전력 수급 기본계획 공개
신규 원전 건설 野·시민단체 반대 넘어야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장인 정동욱 중앙대 교수가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장인 정동욱 중앙대 교수가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8년까지 대형 원자력발전소가 최대 3기 새로 건설되고 소형모듈원전(SMR) 1기가 설치되는 등 신규 원전 4기가 추가로 들어선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더한 무탄소 비중은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세계 각국에서 인공지능(AI) 확산, 데이터센터 신설, 전기차 보급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대용량 에너지원인 원전의 역할이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FKI) 타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을 공개했다. 전기본은 2년 주기로 수립되는 15년 단위 중장기 계획으로 전력 수요 전망과 발전소 공급 계획 등을 담고 있다.

실무안을 만든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는 2038년까지 정부에 1기당 발전량이 1.4GW(기가와트)인 원전 3기를 추가 건설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SMR을 0.7GW 용량으로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기본에 새로운 원전 건설 계획이 포함된 건 신한울 3, 4호기 계획이 담겼던 2015년 7차 전기본 이후 9년 만이다.

전기본 총괄위는 2038년 국내 전력 수요는 지난해(98.3GW)보다 31GW(31.5%) 늘어난 129.3GW(기가와트)로 예상했다. 앞으로 15년 동안 1.4GW급 신형 원전 22기를 더 지어야 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확정한 10차 계획에서 전망한 2036년 목표 수요(118GW)보다 11GW 많은 수치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투자가 이어지는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AI 확산과 그에 따른 데이터센터 신설, 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 전기화 수요 등이 더해진 영향이다.

정동욱 전기본 총괄위원장은 "이전 계획에서 예상한 수치보다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추가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수요는 2030년엔 수요가 10GW를 웃돌며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한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2038년에는 원전 발전 비중은 35.6%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정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RE100 등 글로벌 환경 규범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신규 원전 실제 건설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원전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가 서로 대립할 공산이 커서다. 여기에 시민단체의 반대도 예상된다. 일부 친환경 시민단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누출 등을 근거로 원전 추가 건립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

당장 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미 국내 원전 밀집도는 세계 1위인 상황"이라며 "탄소중립 방법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더욱 빠르게 확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소형모듈원전(SMR) : 원전 주요 부품을 소형화한 SMR은 기존 원전에 비해 조립이 쉽고 건설 기간도 짧다. 대량의 냉각수가 필요한 대형 원전과 달리 입지 제약이 적어 반도체 파운드리,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단지 전력 공급 수단으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현재 개발 중인 혁신형 SMR의 설계를 2025년까지 완료하고 2028년엔 표준설계 인허가를 취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