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훈련병 관련 글, 훈련병 커뮤니티 '더 캠프'서 연이어 삭제

입력 2024-05-30 18:09:38 수정 2024-05-30 18:16:46

'더 캠프' 자유게시판에서 얼차려 훈련병 관련 글 삭제
"확인되지 않은 사실, 욕설 등으로 인한 분쟁 많아"

국군 소통 커뮤티니 더 캠프 관련 이미지. 더 캠프 홈페이지 캡처
국군 소통 커뮤티니 더 캠프 관련 이미지. 더 캠프 홈페이지 캡처

온라인 국군 소통 커뮤니티 '더캠프'의 자유 게시판에서 일명 '얼차려'로 불리는 군기 훈련을 받다 숨진 훈련병과 관련된 글이 연이어 삭제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얼차려 이슈인 육군 12사단 관련 글이 전부 삭제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더캠프에 수많은 군인 가족이 12사단 사건에 대해 강한 비토성 글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데 쓰는 족족 삭제됨은 물론이고 제재 대상으로 작성 금지 조치까지 당하고 있다"는 다른 커뮤니티의 글이 인용됐다.

실제로 더캠프의 '자유 토크' 게시판에 접속하면 '게시물 관리 규정에 의해 숨김 처리됐다'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다. 이 문구는 특정 게시글이 삭제된 자리에 표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토크 게시판에도 "글이 다 지워지고 있다" "이곳은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게시판인데 왜 글을 삭제하냐" 등 게시글이 삭제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삭제된 글은 욕설이 섞이거나 사건에 연루된 간부(중대장)의 신상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캠프 관리자는 지난 29일 공지 사항(토크 게시판 운영 정책에 관한 안내)을 통해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더캠프 역시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다. 다만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욕설을 적어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숨김 처리 등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순직한 훈련병이 받은 군기 훈련이 '훈련'을 넘어 '가혹 행위'에 준하고, 육군 훈련 규정에 없다는 등의 사실이 속속 드러나자 비판 여론은 계속 거세지고 있다.

육군 훈련소에 아들을 보낸 지 2주가 지났다고 밝힌 A씨는 더캠프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이렇게 욕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할 수만 있다면 아들을 집에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본인의 동생이 숨진 훈련병과 같은 날 입대했다는 B씨는 "해당 훈련병이 쓰러지는 모습을 제 동생을 포함한 여러 동기가 봤다고 한다"며 "그 훈련병이 근육이 녹아 쓰러져 죽을 만큼 잘못을 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