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로 사망한 육군 훈련병…근육 손상되는 '횡문근융해증' 의심

입력 2024-05-28 11:33:29 수정 2024-05-28 14:35:16

"유사 증상 보여, 추가 검사 통해 확인"
무리한 운동과 과도한 체온 상승으로 근육 손상

27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에 군사경찰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27일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에 군사경찰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군기훈련(얼차려)을 받아 쓰러져 이틀 만에 사망한 육군 훈련병이 '횡문근융해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군의 한 소식통은 사망 훈련병 부검 결과 "횡문근융해증과 관련된 유사한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안다"며 "추가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사인을 명확히 하기 어려워 추가로 혈액 조직 검사 등을 진행한다"는 것이 군 소식통의 설명이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운동과 과도한 체온 상승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다.

숨진 훈련병이 횡문근융해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 군 당국은 무리한 얼차려로 장병이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도 인제의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쓰러진 훈련병은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돼 25일 오후 숨졌다.

군기훈련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 수양 등을 하는 훈련이다.

지휘관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되며 대개 '얼차려'라고 불린다.

사망한 훈련병은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도는 군기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선 걷기만 시킬 수 있지만 당시엔 구보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망 훈련병은 쓰러지기 전 완전군장 팔굽혀펴기도 지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또한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팔굽혀펴기는 맨몸인 상태로만 지시할 수 있다.

육군은 훈련병 사망 사건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를 마치고 민간 경찰에 해당 사건을 수사 이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