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다리절단 위기, 수술비 마련해준 친구 50년만에 상봉

입력 2024-05-28 14:00:37 수정 2024-05-28 17:44:12

90대 노인이 돼 다시 확인한 우정
학창시절 다친 다리 절단 위기 맞자 소장품 팔아 혼쾌히 도와 준 은인
TV서 얼굴 보고 경찰 도움받아 만나

경찰의 도움으로 50년만에 만난 최 씨(왼쪽)와 신 씨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김천경찰서 제공
경찰의 도움으로 50년만에 만난 최 씨(왼쪽)와 신 씨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김천경찰서 제공

대학 시절 다친 다리를 수술받지 못해 절단 위기에 처한 친구에게 흔쾌히 수술비를 마련해 주며 우정을 나누던 친구들이 50년이 지나 90대 노인이 되어 다시 만났다.

전주에 거주하는 신 모(90) 씨는 TV를 시청하던 중 우연히 전주사범대학 동기생인 최 모(92) 씨를 한눈에 알아봤다. 그는 신 씨가 50년 동안 찾아오던 친구이자 은인이었다.

최 씨는 신 씨가 전주사범대학 시절 다친 다리를 수술받지 못해 절단의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소장품을 팔아 수술비를 마련해 줬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직장에서 일하면서 헤어졌고 그동안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학창 시절 최 씨의 도움을 잊지 않고 평생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던 신 씨는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친구를 만나보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왔다.

TV에서 친구의 얼굴을 확인한 신 씨는 영상 속에 나오는 최 씨가 김천시 덕곡동의 한 아파트 부근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연락처를 알 수는 없었다.

이에 신 씨는 지난 12일 최 씨가 살고 있는 김천시 덕곡동을 담당하는 김천경찰서 중앙지구대에 50년 전 사연을 알리고 친구를 찾아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신 씨의 도움 요청을 받은 경찰은 해당 영상 속 아파트 단지 주변을 돌며 수소문 끝에 최 씨의 주거지를 확인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두 사람은 전화 통화를 주고받았고, 지난 25일 신 씨는 사위와 함께 김천을 방문했다.

50년 만에 김천경찰서 중앙지구대에서 만난 두 친구는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고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준 중앙지구대 경찰관에게 감사한다"며 "서로가 죽는 날까지 우정을 함께 나누자"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의 도움으로 50년만에 상봉한 두 친구. 김천경찰서 제공
경찰의 도움으로 50년만에 상봉한 두 친구. 김천경찰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