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TK 통합시 500만 대구 한반도 제2도시, 2년 뒤 대구시장만 선출"

입력 2024-05-18 19:29:04 수정 2024-05-18 20:28:39

"도(道) 없애고 2단계 행정체계로 개편, 행정 효율성 극대화"
"대구경북 통합, 대한민국 행정체계 개편 신호탄 될 것…'경기도 분도' 시대 역행 아닌가?"
3년여 전에도 "대한민국 3단계 행정조직, 2단계로 개편해야"

17일 오후 호텔수성 컨벤션홀에서 매일신문 주최로 열린
17일 오후 호텔수성 컨벤션홀에서 매일신문 주최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과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전결의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이 어제인 17일 매일신문 주최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과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전결의회'에서 깜짝 발표한 '대구경북(TK) 행정통합', 좀 더 정확히는 앞서 군위군을 경상북도로부터 가져온 대구광역시가 경북의 나머지 22개 시·군(10개 시, 12개 군)도 통합하는 방안과 관련, 이튿날(오늘, 18일) 추가 설명을 내놨다.

기존 대구광역시가 아닌 과거 명칭이기도 한 '대구직할시'라는 표현을 썼다. 또한 경상북도를 흡수할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도(道)' 체계를 없애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경북도지사 자리가 사라지고 두 지역 합쳐 대구시장만 뽑게 되는 수순과 관련, 홍준표 시장은 먼 미래가 아니라 2년 이내, 즉 다음 지방선거에서 현실화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홍준표 시장은 이날 오후 6시 8분쯤 페이스북에 "대구와 경북이 통합해 (인구)500만의 대구직할시가 되면 대구는 한반도 제2의 도시가 된다"고 단언했다.

올해 2월 기준 대구광역시 인구는 237만2천8명, 경상북도 인구는 254만8천440명으로, 합치면 492만448명이다. 두 지역 모두 인구가 점차 줄고 있지만, 통합 효과를 인구 증가로 연결시킬 수 있다면 다시 500만을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이 바탕이 된 맥락이다.

그럼에도 기존 광역단체 단위로는 인구가 같은 올해 2월 기준 경기도(1천363만9천616명)와 서울특별시(938만6천705명)에 이어 전국 3번째가 되는데, 가령 '시' 명칭이 붙은 기준으로 따질 땐 서울시 다음이 대구시가 된다.

이런 관점을 설명하는듯,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홍준표 시장은 "도(道)를 없애고 광역시와 국가가 바로 연결되는 2단계 행정체계가 되면 중복 기능의 기관들도 통폐합되고 복잡한 행정체계도 단순화 돼 행정의 효율성이 극대화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행정체계 개편 작업 때 드는 이런저런 비용, 수고로움, 시간 등 탓에 보통 '그냥 둬라'는 여론이 생기게 마련이지만, 행정 효율성 극대화라는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 맥락이다.

17일 오후 호텔수성 컨벤션홀에서 매일신문 주최로 열린
17일 오후 호텔수성 컨벤션홀에서 매일신문 주최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과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전결의회'에서 대구경북 지역 초선 당선인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홍준표 시장은 전날 행사에 함께 참석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자신의 대구경북 행정통합 구상에 대해 호응한 점을 가리키며 "이철우 경북지사도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이 성사되면 2년 후 지방선거(2026년 6월 9회 지선)에서는 통합된 대구직할시장 1명만 선출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즉, 앞으로 2년 안팎 내로 통합 절차가 꽤 이뤄질 수 있다고 공언한 셈이다. 전날 홍준표 시장은 이같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관심을 함께 참석한 대구경북(TK) 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행정통합은 국회 입법의 도움도 꽤 필요한 부분이다.

참고로 전날 홍준표 시장은 "저야 임기가 2년여 밖에 안 남아있지만 이철우 지사는 지금 6년이 남았으니까(9회 지선에서 3선에 성공하라는 덕담으로도 해석, 대한민국 자치단체장은 임기가 4년이며 연속 3선까지로 제한, 따라서 '6년이 남았다'는 말은 재선 남은 임기 2년과 다음 3선 성공시 임기 4년을 더한 것) 통합하면 대구경북 전체가(에서) 이철우 지사가 제일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고 향후 선거 관련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편, 다음 대통령 선거(21대 대선)은 지선으로부터 9개월 뒤인 2027년 3월에 예정돼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홍준표 시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곧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발전 및 국가 경쟁력 강화에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점도 어필했다. 그 역행 사례로 '경기도 분도'도 꼽았다.

그는 "대구경북에서 촉발되는 행정체제 개편 작업은 타 시·도에도 참고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 전체의 행정체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면서 "사실 3단계 행정체계 중에서 도(道)는 이제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됐다. 지방자치단체와 국가 이렇게 2단계로 개편 하면 되는데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분도는 시대에 역행하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현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수장으로 있는 경기도는 경기북도(경기북부특별자치도, 최근 공모전 대상 수상 명칭은 평화누리특별자치도) 분도를 추진하고 있다.

이어 홍준표 시장은 김동연 지사를 향한듯 "경기도도 도(道)를 없애고 인근 자치단체끼리 통폐합 해 2단계 행정체계를 만드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도 했다.

▶그는 전날 행사 때 한 깜짝 발표에 대해 "그냥 불쑥 던진 화두가 아니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오던 행정체계 개편안"이라고 덧붙이며 글을 마쳤다.

실제로 홍준표 시장은 3년여 전 21대 국회의원(무소속, 대구 수성을) 시기였던 지난 2020년 7월 22일 오전 9시 47분쯤 페이스북에 대구경북 행정통합 구상을 밝히면서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 "단순한 행정통합만으로 두 광역단체가 하나가 된들 달라질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전국의 광역단체를 모두 다 없애고 대한민국을 40여개 기초단체로 통폐합 해 '기초-광역-국가' 3단계 행정조직을 '기초-국가' 2단계 행정조직으로 개편하고, '기초·광역 의원도 지방의원으로 통합해 지방조직을 대개혁하는 것이, 지난 100년 간 내려온 '8도 3단계' 지방조직 체제를 선진화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여기서 일부 디테일만 수정됐고(당시 대구경북을 통합한 거대 '특별자치도'를 언급했으나 3년여 뒤인 어제 행사에서는 "대구경북특별자치도로 해서는 별 의미가 없다"며 대구광역시의 경상북도 통합을 언급), 의의와 맥락은 그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그는 "제가 경남지사를 할 때 느낀 것이지만 과거와는 달리 3단계 행정조직을 2단계로 대개혁해야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다"고도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 2020년 7월 22일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2020년 7월 22일 페이스북
제 22대 국회의원 당선인과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전결의회 당선인들에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