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영양이 스타가 돼 있었다, 하지만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영양은 부족하지만 별 보기 힘든 요즘 세상에서 별천지를 누리며 자작나무 숲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
"자작나무 꽃말은 '당신을 기다린다', 여러분이 오시기를 기다리겠다. 많이 찾아 달라"
구독자 314만명을 보유한 코미디언 3인방의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경북 영양군을 비하하는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수만명의 구독자가 피식대학 구독을 취소하고, 지역민의 항의도 빗발치는 가운데 오도창 영양군수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17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이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오 군수는 "눈 떠보니 영양이 스타가 돼 있었다. 하지만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영양은 부족하지만 별 보기 힘든 요즘 세상에서 별천지를 누리며 자작나무 숲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작나무 꽃말은 '당신을 기다린다'다. 여러분이 오시기를 기다리겠다. 많이 찾아 달라"고 덧붙였다.
피식대학이 일주일 전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란 제목의 36분짜리 영상을 공개하며 발생한 논란에 대해 군수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이뤄진 것이다.
피식대학 출연진들은 11일 공개한 이 영상에서 영양의 한 제과점에 방문해 복고풍 '햄버거빵'을 먹으며 "젊은이들이 햄버거 먹고 싶은데 못 먹으니까 막 이래가지고 먹는 것 아니야?"라고 말했다. 그런 직후 백반집에 방문해 "이런 것만 매일 먹으면 아까 그 햄버거는 천상 꿀맛일 것"이라고 했다. 영양 특산물인 재래식 블루베리젤리를 맛본 뒤엔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고 말하는가 하면 하천을 둘러보면서 "똥물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에 너무 많이 중독된 것 같으면 한국전력에 취직해서 영양으로 보내 달라고 해라"라는 발언까지 이어갔다. 영상 초반 피식대학 출연진들이 영양에서 헤맬 때 이들을 친절하게 안내해준 건 지나가던 영양 공공기관 근로자들이었다.
강기출 한국전력 영양지사장은 "핸드폰 중독되면 한국전력에 취직해서 영양으로 보내달라니요! 그리 말씀하시면 우리지사 근무하는 후배들이 너무 딱합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되는 일이기에 공무원들도 우리 한국전력 직원들도 와 있는거지요. 그래도 방송은 흥미롭게 봤습니다"라고 실명을 밝히며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댓글 삭제 의혹도... 피식대학 "삭제 NO" vs. 유튜브 "확인 예정"
강 지사장이 단 댓글은 순식간에 '좋아요' 1만1000여개를 받으며 댓글창 상단에 배치됐다. 유튜브는 '좋아요'가 많이 눌릴수록 상단으로 댓글이 올라간다.
하지만 이내 이 댓글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피식대학에서 비판 댓글을 삭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 지사장은 매일신문에 "난 삭제하지 않았다. 나한테는 아직 보이는데 좋아요 개수가 그대로인 걸로 미뤄볼 때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도록 '처리'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피식대학 측은 "우리는 삭제하지 않았다"고 했다.
유튜브에는 삭제 외 '블라인드 처리'라는 방식의 댓글 숨김 기능이 있다. 이른바 유튜브식 '은따(은근한 따돌림)'다. 유튜브 계정 관리자가 특정인의 댓글을 블라인드 처리하면 그 특정인은 자신이 남긴 댓글을 볼 수 있지만, 제3자들은 그 특정인의 댓글을 볼 수가 없다. 특정인에게 알리지 않고 다른 사람이 그의 댓글을 볼 수 없도록 '반삭제' 처리하는 것이다.
유튜브 측은 "글 쓴 당사자가 인위적으로 삭제하지 않았다면 피식대학 측이 개입한 정황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추후 확인해 답변 주겠다"고 했다. 피식대학 측은 '블라인드 처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확인 뒤 답하겠다"고 말했다.
피식대학은 코미디언 김민수, 이용주, 정재형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 최근 지역 곳곳을 방문하며 여행영상을 올리고 있다. 구독자는 논란 전 318만명에서 18일 현재 314만명으로 최근 4만여명이 줄었다. 피식대학의 영양 영상은 11일 공개된 뒤 최근까지 조회수가 282만회를 돌파했고, 댓글은 4만3000여개가 달렸다. 영양 인구는 1만50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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