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없는 드라마]<27> 스포츠 강국 위상 추락, 파리 올림픽 TOP10 ‘먹구름’

입력 2024-05-19 06:30:00

대한체육회 “이번 올림픽에 금메달 5,6개, 종합 15위 목표”
지난 도쿄올림픽 16위에서 20위권 밖으로 밀려날 우려도
전통 효자 종목 양궁과 수영, 펜싱, 배드민턴 등 금빛 기대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 없는 드라다', 인기 종목은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오는 7월 26일 시작되는 2024 파리 올림픽의 개막식 조감도. 파리올림픽 조직위 제공
오는 7월 26일 시작되는 2024 파리 올림픽의 개막식 조감도. 파리올림픽 조직위 제공

1988년 서울올핌픽 이후 대한민국은 전 세계 속에 스포츠 신흥강국의 입지를 다져왔다. 당시 주최국의 잇점을 한껏 살려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93개, 은메달 55개, 동메달 76개로 3위 일본(금메달 58개, 은메달 76개, 동메달 77개)과는 상당한 격차로 2위를 차지했다. 1위 중국과도 금메달만 비교하면 1개 차이였다.

이후에도 대한민국은 올림픽 뿐 아니라 각종 세계선수권 대회와 심지어는 선진국 우세 종목으로 꼽히는 피겨 스케이팅(김연아)과 수영(박태환) 등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개가를 올렸다.

골프 태극낭자들은 LPGA를 한동안 주름잡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스포츠 위상은 해가 다르게 위축되고 있다. 남녀 합쳐 14개 구기종목 중 여자 핸드볼 팀만이 파리행이 확정된 것도 그 방증이다.

지난달 17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지난달 17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 올림픽대회 D-100' 국가대표 출정식. 연합뉴스

◆대한체육회 목표치 "금메달 5,6개, 종합 15위"

대한체육회의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목표 자체가 TOP10이 아니라 TOP15. 그만큼 기대치가 낮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한해 미뤄져 치뤄진 2021 도쿄 올림픽에서 수확한 6개의 금메달보다 적은 숫자다. 우리 국민들은 올림픽이 마치 남의 잔치인 듯, 봐야하는 설움까지 받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추세에 따르면 금메달 5개로 종합 순위 15위권 정도를 예상한다. 경우에 따라 20위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체육회는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8개를 따내며 종합 5위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으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8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대한민국은 올림픽 TOP10 국가가 당연한 듯 여겨졌을 정도였다.

4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16위로 TOP15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겼었는데, 반등과 설욕은커녕 오히려 TOP20 밖으로 더 밀려날 우려마저 낳고 있는 것이다.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케하는 태극전사들. 출처=조선일보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케하는 태극전사들. 출처=조선일보

◆전통 효자 종목 양궁 그리고 수영 '금빛 기대'

'역도 레전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을 대비한 것인지, 미리 방어막을 치는 발언을 했다.

장 차관은 파리 올림픽 D-100일 선수단 결의대회에서 "'금메달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자는 뜻엔 공감하지만, 금메달을 따기 위한 노력이 폄하되고 모든 결과를 동등하게 생각하는 풍토가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참 안타까운 지경이다. 장밋빛이 아닌 회색 전망을 해야하는 현실이 그렇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전통의 효자 종목 양궁에서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까지 금맥을 캘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태환 선수 이후 황금세대를 구가하고 있는 수영에서도 황선우(자유형 200m)와 김우민(자유형 400m) 선수에게 금빛 메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펜싱도 빼놓을 수 없는 한국의 전략 종목이다. 오상욱(28)과 구본길(35) 등이 중심이 된 사브르 대표팀이 남자 단체전에서 역대 세 번째 금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하지만 다른 종목은 금메달을 목에 걸 뚜렷한 선수조차 뚜렷하게 없는 것도 사실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 11개씩 안긴 효자 종목 유도와 레슬링은 2012 런던 대회를 끝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레슬링은 이번 올림픽 출전권을 한 장도 따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금메달 7개의 사격도 '전설' 진종오를 이을 선수가 없는 상황이다. 국기(國技)인 태권도마저도 세계적으로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도 우리 국민들은 이런 역경을 딛고, 그래도 10개의 금메달을 기대하는 것은 지금껏 보여준 우리 태극전사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