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에 집착하고 있다. 처음에는 전 국민에게 주자고 했다가 최근 반대 여론이 우세를 보이자 선별 지원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가적 혼란을 부를 공산이 크다. 지급 기준 등을 두고 논쟁이 격화할 게 뻔하다. 국론 분열 피로도만 커질 뿐 기대했던 소비 진작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민주당이 국민의 70~80%에 선별적 지원 방안으로 수정했지만 이전까지 국민적 반응은 냉담했다. 4대 여론조사기관의 전국 지표조사에서 찬성 46%, 반대 48%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도 경기부양책 자제를 권고했다. 고물가·고금리가 민간 소비 부진의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런 때 민생회복지원금 카드를 꺼내는 건 위험하다는 것이다. 정부 여당도 같은 예측을 내놓는다.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고물가로 민생이 어렵고 고금리로 가계부채 부담이 막중한 시기에 추경으로 빚내서 현금을 지원하겠다는 발상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정부 여당이 강하게 맞서자 민주당은 특별조치법 발의를 언급했다. 13조원가량의 예산 편성과 지급 방식 등을 못 박아 절차적 난관을 법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엄연한 '정부 패싱'으로 초헌법적 발상이다. 헌법에 규정된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삼권분립의 기본 틀을 흔드는 폭거다. 입법부 우위 과시로 읽힐 뿐이다.
공무원들도 지급 기준을 따지느라 애를 먹을 것이다. 이미 그런 경험을 했다. 2021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이다. 지급 기준을 두고 갑론을박이 연속됐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이의 신청이 46만 건을 넘었다. 반대 여론의 기저에는 국론 분열 우려도 깔려 있다는 걸 민주당은 알아야 한다.
총선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당론 폐기가 민주당의 정치적 패배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미 민주당은 수권 정당이다. 국가 장래를 걱정하는 여론에 귀 기울이는 게 원내 제1당의 책무다. 민주당은 무리한 입법 추진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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