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지원했던 연예인, 국민의힘에 회초리 들다

입력 2024-05-15 02:32:33 수정 2024-05-23 16:22:49

지난달 1일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이재명 선거 유세 현장에 나타난 배우 이원종. 출처: 이재명 유튜브
지난달 1일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이재명 선거 유세 현장에 나타난 배우 이원종. 출처: 이재명 유튜브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개 지지했던 배우 이원종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원 유세에 나섰다. 코미디언 김미화는 고민정 민주당 당선인의 지원 유세에 동참했다. 배우 문성근은 조국혁신당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가수 박상민은 서울 광진갑에 출마했던 김병민 국민의힘 후보와 동행 유세를 펼쳤다. 지난해 말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이 개최한 북콘서트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던 배우 정준호는 경기 화성을에 출마했던 한정민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가수 김흥국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런데 그는 단순 선거 지원만 나선 게 아니었다. 선거 뒤 '폭탄 발언'으로 국민의힘에 따끔한 숙제를 남겼다.

가수 김흥국. 출처: 매일신문 유튜브
가수 김흥국. 출처: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14일 오후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한 김흥국은 "조정훈 의원과 마포에서 얼마 전에 식사를 했다. 용산의 권영세 의원과도 (식사 약속이) 잡혀 있고 얼마 전에 종로에서 박진 의원과 식사를 했다"며 "지금 당선된 사람들이 연락이 와가지고 계속 식사 자리가 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식사 약속도 곧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먼저 감사함을 표하면서 이뤄진 식사자리가 아니었다. 김흥국이 지난달 말 한 종편에 나와 "국민의힘은 총선이 끝난 뒤 '고맙다, 감사하다'는 전화 한 통도 '밥이나 한 끼 먹자'는 말도 없었다. 우파 연예인들은 가뜩이나 정치색 띠는 걸 꺼리는데 이러면 누가 나서겠느냐"며 "인간적 차원에서 '고맙다' '감사하다'는 연락은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해서였다.

그는 "제가 잘난 것보다 우파 연예인들이 그런 게 있어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마음놓고 지지할 수 있다. 선거 뒤 감사한 표현은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 해야 된다"며 "우파는 이게 문제다. 국민의힘에서 비중 있는 사람이 대표로 최소 '감사하다' '이렇게 저희들을 도와주셨는데 저희가 108석뿐이 안 되는데 좀 수습이 되면 제대로 한번 모시겠다'는 전화 정도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4일 서울 동작구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배우 최명길. 출처: 유튜브 여의도이야기
지난달 4일 서울 동작구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배우 최명길. 출처: 유튜브 여의도이야기

김흥국은 22대 총선 기간 중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를 도운 다른 연예인들 가운데 아직 고맙다는 연락조차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권인하는 애국 보수다. 뉴스만 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선거 유세를 도왔는데 연락 없었다"며 "김병찬 아나운서와 가수 하동진, 배우 노주현·최명길·최준용도 선거에 나왔는데, 국민의힘은 그분들에게도 연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행자 이동재는 "예전에 '선거 지원을 나가서 한 번 찍혀버리면 우파는 방송이나 광고에 못 나온다. 우파 연예인들이 겁먹어서 지원을 못 나온다'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그런가"라고 물었다.

김흥국은 "좌파 연예인들은 선거에 나와 누군가를 지지해도 끝나면 바로 다 복귀한다. 방송이나 광고, 행사도 다 한다. 근데 우파 연예인들은 그게 전혀 안 되고 있다. 세상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정치인이 아니다. 연예인이다. 각자 본업으로 갈 수 있게끔 해야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이거는 잘못됐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김흥국은 윤희성 감독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목련이 필 때면'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박지만 회장에게 연락이 와서 시나리오를 넘겼다"며 "시사회 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 회장도 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