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회견 역시나 실망" 비판…개각‧22대 원 구성 난항 불가피

입력 2024-05-09 17:50:35 수정 2024-05-09 20:23:25

윤 대통령, 채상병 특검법 사실상 거부권 시사…김건희 여사 특검도 거부
박찬대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몹시 실망스러운 회견"
김보협 "민생 회복 대책도 없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조기종식의 길을 찾을 것"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9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긴급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9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긴급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 등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향후 개각 등 국정 운영을 비롯해 22대 원 구성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윤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지켜봤지만,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국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몹시 실망스러운 회견"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총선 이후 국민이 요구한 것은 국정 운영의 방향과 태도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여전히 나는 잘했는데, 소통이 부족했다고 고집하고 있다. 오답을 써놓고 정답이라고 우기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요청 및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고의적으로 언급을 피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채상병 특검법 전면 수용을 촉구하면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 "거부권을 행사할 테면 해보라"면서 "21대 국회에서 재의결에 성공하지 못하면, 22대에서라도 끝까지 파헤쳐 외압의 주범을 찾아내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회견에 기대하지 않았기에 실망할 것도 없다. '벌거벗은 임금님' 치하에서 3년을 버텨야 하는 국민들의 신산한 삶이 걱정될 뿐"이라며 "국민을 주인으로 받들지 않는 윤석열 정권은 국민의 삶에 관심이 없다. 물가도 못 잡고, 민생 회복 대책도 없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조기종식의 길을 찾겠다"고 직격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 이후 소강 국면이던 여야 대치 정국이 다시 악화 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임시 국회 일정도 불투명해지면서 시급한 민생 현안 처리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아울러 여야 원내대표가 모두 새로 선출되면서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착수해야 하지만 윤 정부가 야권의 요구를 모두 거부하면서 국회 운영위원회, 법사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여당에 양보 안 하는 분위기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서 개각 등으로 인한 인사 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상 대화를 거부한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라면서 "협치를 이야기했지만 일방적으로 요구만 하고 국회가 해주길 바라는 건 모순적이 아닌가"라고 향후 강경 국면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