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꿈꾸던 '구미 꽃동산 조성사업' 무기한 연기되나?

입력 2024-05-07 15:28:32 수정 2024-05-07 19:20:58

건설사, 채권단 결정과 상관 없이 '구미 꽃동산 사업장' 조성 연기 불가피 관측 커져
구미시, 건설공제조합에 공원 조성 비용 720억원에 대한 사업보증서 연장 방침

구미 꽃동산 개발사업 조감도. 태영건설 제공
구미 꽃동산 개발사업 조감도. 태영건설 제공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를 밟는 가운데 경북 구미에서 진행 중인 꽃동산 개발 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아파트 건설과 민간 조성 공원에 대한 '무기한 연기'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간 방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구미시 등에 따르면 꽃동산 사업은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최근 금융채권자 설명회에서 공개한 기업 개선 계획에서 청산 대상에 포함돼 철수 위기에 놓였다.

아파트 건설(구미 그랑포레 데시앙)을 비롯한 민간공원 조성 공사가 지난 2월말부터 기약 없이 중단된 데다 청산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무기한 연기'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태영건설이 구미 꽃동산 사업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 사업 연기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태영건설이 철수 결정을 내린다면 시공사 대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는 지역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시공을 이어받을 건설사를 쉽게 찾지 못해 사업 자체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수분양자에게 계약금을 돌려주고 사업장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간 사업이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태영건설이 시공사 지위를 계속 가지며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아파트와 민간공원 완공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정상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부동산 경기의 회복, 태영건설의 정상화 시점 등이 불투명한 탓이다.

이 때문에 구미시는 태영건설의 사업 지속 여부와는 별개로 민간공원 조성이 예상(2026년 3월)보다 연기될 것으로 판단하고, 건설공제조합에 태영건설 측의 공원 조성 비용 720억원에 대한 사업 보증 기간을 더 연장할 방침을 세웠다.

채권단 안에서도 해당 사업장에 대해 철수 및 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며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현재 태영건설의 주채권단은 구미 꽃동산 사업장을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태영건설과 일부 채권단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사업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태영건설, 채권단 등은 이달 중으로 '구미 꽃동산 사업장'에 대한 특별협약 체결을 위해 협의에 나서고 있다. 특별 협약에는 구미 사업장에 대한 처리 시점을 미루자는 안건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구미의 랜드마크로 손꼽혔던 꽃동산 사업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자 사업장 일대에 대한 방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시에 "꽃동산 일대 '산책터'를 방치하지 말고 빨리 되살려 달라"고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미시 관계자는 "민간공원 조성과 아파트 분양이 엮여 있고, 공사가 연기되면 또다른 부작용이 나타나는 만큼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며 대책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꽃동산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도량동 일대 69만㎡를 개발해 70%는 공원을 조성해 구미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40층, 21개동 2천643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를 지을 계획으로, 현재 전체 3단지 중 1단지(1천350가구) 분양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