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가 석달만에 2%대로 떨어져…사과·배 '고공행진' 지속

입력 2024-05-02 11:35:52

채소·과일값 불안 여전…배 상승폭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라 2~3월 두 달 연속으로 3.1%에 머물다가 석 달 만에 2%대로 둔화한 흐름이다. 연합뉴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라 2~3월 두 달 연속으로 3.1%에 머물다가 석 달 만에 2%대로 둔화한 흐름이다. 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달 만에 3%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사과·배 가격은 39%가량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석유류 가격도 상승세가 지속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두달 연속으로 3.1%에 머물다가 석달 만에 2%대로 떨어졌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이 상승했으나 기상여건 개선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개인서비스 가격도 안정된 흐름을 지속한 영향이다.

상품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10.6% 상승했다. 축산물(0.3%), 수산물(0.4%)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농산물이 20.3%까지 치솟아 상승세를 견인했다. 가공식품은 1.6%, 석유류는 1.3%, 전기·가스·수도는 4.9% 각각 올랐다.

기여도 측면에서는 농산물이 물가상승률을 0.76%포인트(p) 끌어올렸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물가도 0.95%p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동 리스크 속에 석유류 가격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05%p에 그쳤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오르면서 전달(2.4%)보다 0.2%p 상승률이 낮아졌다.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3% 올랐고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5% 상승했다.

다만 과일과 채소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 먹거리 물가 불안은 지속됐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 3.7% 하락했지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19.1% 올랐다.

사과(80.8%)와 배(102.9%)를 중심으로 신선과실은 38.7% 상승했다. 특히 배 가격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5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낮은 할당관세가 적용된 망고(-24.6%), 정부 비축물량이 방출된 고등어(-7.9%) 등은 하락했다.

공미숙 심의관은 과일값 강세에 대해 "정부의 긴급안정자금이 지원되기는 하지만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적다 보니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 출하될 때까지는 가격이 유지되지 않겠나 싶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농산물 할당관세 적용·비축물량 방출·할인 지원 등 농축수산물 가격안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한편 석유류 가격 편승인상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시장 감시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 등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구조적 물가안정 노력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