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회직‧당직 친명계 독식 양상에 내부 우려 분위기도

입력 2024-04-28 18:20:14 수정 2024-04-28 20:21:48

민주, 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이어 원내대표도 친명 추대 분위기…국회의장도 '명심' 경쟁
박지원 "아무 소리 안 하는 것이 일사불란 아냐…집권 하려면 당 내 다양한 목소리 나와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주요 당직을 친이재명계 인사로 모두 교체하면서 당 내부에선 친명계 독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26일 원내대표 후보 신청을 마감한 결과 박찬대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다. 내달 3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출은 박 의원 추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앞서 이 대표의 최측근인 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자 서영교, 김민석, 김성환, 김영진, 박주민 의원 등 친명계 인사들이 잇따라 출마를 철회하거나 포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30일 열 예정이던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를 생략했다.

박 의원 단독 입후보로 마감된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 당 안팎에서는 3‧4선 의원만 수십 명에 달하지만 이례적인 단독 추대 양상에 사실상 친명 일극체제가 완성됐다고 본다. 앞서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도 모두 친명계로 채워졌다.

이런 분위기에 차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한 추미애·조정식·우원식·정성호 의원 등은 연일 '명심'을 호소하고 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친명계 당직 독식에 원내대표마저 추대 양상으로 흐르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최근 CBS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대회도 안 해봤다"며 "지금 원내대표 나온 사람이 코가 앞에 붙었는지도 모르고 이걸 한다는 것은 무리 아닌가. 연찬회도 한 번 안 했다"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선출에 참여하지만 친명계로 교통정리가 되면서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나 대면 일정 등을 생략하고 바로 투표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또 "이렇게 당이 흘러가도 아무 소리 못 하는, 아무 소리 안 하는 이것은 일사불란이 아니다"며 "집권을 위해서는 당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 기간에 후보들이 모두 이재명 대표를 내세웠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는데 당선 후 이 대표 의중에 따라 구성원들이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보"라면서도 "아직 22대 국회가 시작도 안 했기 때문에 추후엔 초선 의원들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도 나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