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자 윤 대통령에 "문재인 반대로만 하면 성공인데" 쓴소리

입력 2024-04-24 21:22:51 수정 2024-04-24 21:50:10

영빈관 1시간 30분 오찬, 윤 대통령 "미흡했다, 성찰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활절인 31일 서울 강동구 소재 명성교회에서 열린 '2024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서 축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부활절인 31일 서울 강동구 소재 명성교회에서 열린 '2024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서 축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 2주가 흐른 24일 국민의힘 현역의원 50여명을 청와대에 초대해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낙선자들은 '대통령이 소통과 통합을 하지 못했다' 등 쓴소리를 쏟아냈고, 윤 대통령은 미흡함을 인정하며 성찰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는 국민의힘 현역의원 50여명이 초대됐다. 이들은 출마했다가 낙선했거나 공천 자체를 못 받았거나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이다. 즉 22대 국회에서는 볼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이 자리에서 낙선자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친윤 지도부를 구성하면 안 된다",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등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윤 대통령은 "미흡했다. 앞으로 성찰하겠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오찬 회동에서는 당과 정부의 쇄신을 위한 의견 교환과 총선 패인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

지역구를 옮겨 낙동강 벨트 탈환에 도전했던 5선의 서병수 이원은 "과거와 달리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보니 중도를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선거의 결과를 가르게 된다"며 "당에서 소외되고 거리가 있던 사람들도 함께 끌어안아 외연을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 의원은 "국무총리와 장관에게 대통령의 책임과 권한을 나눠주고, 잘못하면 질책도 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낙선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반대로 가고 있나"라고 묻는 등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낙선자는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을 반대로만 하면 성공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소통을 나름대로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패한 최재형 의원은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해 의견이 다르더라도 지향점이 같다면 우리와 함께 갈 수 있는 많은 사람과 연합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해 온 모든 것들을 바꾸고 고쳐보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의원은 또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 위주로 (사람을) 쓰지 말고, 광범위한 사람들을 포용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앞서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우리는 민생과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최일선 현장에서 온몸으로 느낀 의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도리"라며 "국회와 민생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 온 여러분들의 지혜가 꼭 필요한 만큼, 여러분들의 고견을 많이 들려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