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 세력에게 비호감 “왜 쓸떼없이 정치판 기웃거리냐?”
올해 총선에선 이천수·이원종·김흥국·리아 등 ‘눈총’
1992년 국민배우 3인방(이순재·최불암·강부자) 여의도 입성
굳이 정치색을 보일 이유가 없는 유명인이 특정 정당을 편들어 얻는 것은 3할, 잃는 것은 7할이다. 왜냐하면, 특정 지지 세력에게는 호감일 수 있으나, 반대 세력과 중립 지대에 있는 국민들에게는 "왜 쓸떼없이 정치판에 기웃거리냐"는 비아냥과 조롱을 피할 수는 없다.
특히나 대한민국 정치판은 극단적으로 양쪽으로 갈려있어, 정치판에 발을 들이는 유명인은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반대편 지지 세력에게는 활동하는 내내 비호감으로 낙인이 찍혀 버린다. 만약 TV나 영화에서 보기만 해도, "에이~~~, 국민의힘! 재수없다", "아~~~ 또, 나왔네!! 저 더불어~~~."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기 마련.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유명인들은 아예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총선을 통해 금배지를 달고, 직접 정치판을 경험했다. 하지만 대다수는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유명인들은 주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이나 특정 정치인과의 인연으로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2024 총선에 등장한 유명인들(이천수, 이원종, 리아, 김흥국 등)
"상처 뿐인 상처 or 상처 뿐인 영광"
이번 총선에는 유독 눈에 띄이는 유명인들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며, 정치판에서 주·조연급 활약을 했다. 역시나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 편에 선 이천수(축구 스타)와 김흥국(가수)는 그야말로 손해막급. 모든 비난을 무릎 썼는데, 보람도 없다.
이천수의 경우에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쌍둥이처럼 원희룡 전 장관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못볼 꼴도 많이 봤다. 욕설은 물론 신체적 위협도 받았으며, 가족까지 협박당했다. 게다가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기 전에는 계양을에서만 내리 5선을 한 송영길 전 의원을 돕기도 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김흥국 역시 선거 때만 되면, 빨간색 옷(국민의힘)을 입고 전국을 누비지만 그리 달가운 캐릭터는 아니다. 국민의힘 일부 지지 세력조차 "아이고~~~, 정치 가수 또 나왔네. 뭐 도움 되겠냐"는 부정적 기류가 읽히기도 한다. 특히나 김흥국은 이런저런 구설수(음주운전 2차례, 성추문 미투 파문 등)까지 있어, 깨끗하거나 반듯한 이미지는 아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 유명인들은 절반은 잃었지만, 절반은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가수 리아(본명 김재원)는 이번에 조국 전 장관을 응원하며,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7번으로 여의도 입성을 앞두고 있다. 한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활동 이력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금배지를 얻었으니, 어떤 욕(비난)을 먹어도 만회(挽回)가 된다.
이원종(영화배우) 역시 진보세력(더불어 민주당)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처해, 지지층으로부터는 열광적인 환호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함께 계양을 지역구에 있는 고깃집에서 삽겹살과 소고기를 먹을 정도로 중량감있는 행보를 보여 주목 받았다. 이원종은 애초부터 보수 세력과는 등을 질 각오를 하고, 진보 세력에 힘을 실은 셈이다. 보람은 있다. 진보 세력이 대승을 거뒀으니.
◆정치판에 직접 뛰어든 국민 배우들(이순재, 최불암, 강부자 등)
1992년 3월 24일, 제14대 총선에서는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것이 아니라 몸소 체험한 국민 배우들이 유독 많았다. 그 삼인방이 바로 이순재, 최불암(본명 최영한), 강부자. 이순재는 서울 중랑갑에 민주자유당(민자당) 후보로 나서 당시 민주당 이상수 후보를 꺾고 당선됐으며, 최불암과 강부자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 전국구 후보(비례대표) 등록해 국회에 입성했다.
국민 코미디언 이주일(본명 정주일)도 통일국민당 후보로 경기도 구리시에 출마해, 당시 민자당과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4대 총선은 그야말로 유명인들의 정계 진출이 꽃을 피웠던 시기다. 당시 정계에 진출한 유명인들로 인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졌고,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큰 법. 정치 현실에 부딪친 이들 유명인들은 뜻한 바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정계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본업으로 돌아갔다.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자마자 이들은 방송, 연예계 쪽의 러브콜을 받고 굵고 짦은 의정활동을 마감해야 했다. 이들은 지금도 방송에 출연해 당시 정치인으로 활동했던 시절을 '라떼는 말이야'라며 회상하고 있다.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 1호는 배우 홍성우로 1978년 제10대 총선에서 서울 도봉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여야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이후 내리 3선을 한 후에 정계를 떠났다. 배우 최민수의 아버지 최무룡 역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경기 파주에 출마해 금배지를 움켜쥐기도 했다.
이후 제15대 국회에서는 당시 국민회의 소속으로 배우 정한용, 가수 최희준이 각각 서울 구로갑과 안양 동안을에서 당선됐으며, 배우 신영균은 신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제16대 국회에서는 배우 신성일(본명 강신성일), 제18대 국회에서는 장군(김두한)의 딸 김을동과 배우 최종원이 정치인으로의 화려한 변신에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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