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파 들고 투표 금지'…참 해괴한 일, 기가 찬다"

입력 2024-04-05 15:10:17 수정 2024-04-05 17:19:29

중앙선관위 5일 '대파는 사전투표소 밖에 보관' 지침 안내
이재명 "선관위, 할 일은 안 하고 안 할 일은 참 많이 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을 방문해 대파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을 방문해 대파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부 지침을 통해 제22대 총선 투표에서 대파를 들고 투표하지 못하도록 한 데 대해 "참 해괴한 일이다.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이날 이 대표는 대전과 충청 지역을 다니면서 막판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 공주·보령·천안에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 서원구에서 진행된 이광희 후보 유세 지원에서 "오늘 참 해괴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대파가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고 한다. 요즘 선관위가 할 일은 안 하고 안 할 일은 참 많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서울 강남구을에 발송된 선거 공보물에서 강청희 민주당 후보의 공보물이 누락된 점도 강조했다.

그는 "하필 1번(민주당) 후보 공보물만 쏙 빠졌다고 한다. 그런 것이나 좀 신경을 쓰지, '대파를 투표소에 가지고 가면 안 된다' 이런 것이나 하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선관위가 다른 해석도 이상하게 해서 유세 지원 현장에서 다른 후보를 얘기하는 것도 안 된다고 한다"며 "일단 이곳은 이광희 후보 지역이기 때문에 이광희 후보 이야기만 하라고 그랬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 대표는 "국정원을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한다. 국정원이 선거에 이상하게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조금 전 누군가가 문자로 줘서 신경 써야 한다고 한다"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우리가 왜 그런 것을 신경 써야 하는가"라면서 "세상이 이상하게 변해가고 있지 않나. 이게 모두 정치 실패에서 온 것이다.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중앙선관위는 전국 구·시·군선관위에 '투표소 항의성 민원 예상 사례별 안내사항'이라는 문건을 통해 민원 상황 대처법을 안내했다.

이 문건에는 '대파를 소지한 선거인에게는 사전투표소 밖 적당한 장소에 대파를 보관한 뒤 사전투표소에 출입하도록 안내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같은 지침은 '대파를 들고 투표하러 갈 수 있느냐'는 질문이 선관위에 접수됨에 따라 대응책을 직원들에게 미리 안내하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선관위는 투표소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항의하는 의도로 정치 행위를 할 경우 다른 선거인에게 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고, 비밀 투표 원칙을 깰 수 있어서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파 소지를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투표를 한 뒤 사전투표소 밖에서 대파를 들고 투표 '인증샷'을 찍는 것은 가능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