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홍콩ELS, 은행의 소비자보호 인식 변화 필요성 보여줘"

은행연합회와 간담회...오는 7월 시행되는 책무구조도 철저 준비 당부
은행권 경쟁 촉진 방안으로 시중은행, 인터넷뱅크 신규 인가 제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 컨퍼런스하우스에서 은행연합회장, 지주계열 은행(NH농협, 신한, 우리, 하나, KB국민) 은행장 및 광주은행(지방은행협의회 의장) 은행장과 개최한 간담회에서 은행권 혁신 추진현황을 공유하고,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은행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은행권이 자율배상에 나선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언급하며 소비자 보호에 대한 은행들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또 오는 7월 시행되는 책무구조도를 통해 은행권의 내부통제가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지배구조법 상 제도로, 금융사 각 임원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대상 업무 내용을 금융사가 정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김주현 위원장은 1일 은행연합회장과 시중은행(NH농협‧신한‧우리‧하나‧KB국민은행) 은행장 및 광주은행(지방은행협의회 의장) 은행장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번 H지수 ELS 사태는 '소비자보호 제도' 자체의 보완 필요성 외에 은행들의 영업행태와 소비자보호 인식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7월부터 금융권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책무구조도가 시행된다"며 "책무구조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려면, 이번 ELS 사태 상황에서 책무구조도가 있었다면 가정하고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 생각해 보는 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에 책무구조도가 있다고 가정했음에도 ELS 사태가 동일하게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 그 책무구조도의 실효성에는 물음표를 붙여야 할 것"이라며 은행권이 책무구조도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이에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은행권은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 증진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은행권은 새로운 제도 도입 시 소비자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제도 개선사항이 은행 조직 전체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이밖에도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개선 및 주주환원정책 점검 등 주제가 다뤄졌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 경쟁 촉진과 관련해 "신규 진입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인터넷뱅크 신규 인가 등의 정책도 추진 중"이라며 "경쟁촉진을 통한 변화와 혁신 유도정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시중은행 관련해서는, 현재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전환 인가 심사를 모두 마친 뒤 의결 만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정을 조율해 4월 중 정례회의에서 의결에 나선다는 계획인데, 금융권 관계자들은 특별한 부정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대구은행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