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색 맞추기용 '부실 선거전' 유권자 질타
전략공천자 보기 '하늘 별 따기'…일부 후보 타지 지원 텃밭 무시
"당 전체 사기에 악영향" 지적…'역대 최저 경쟁률 탓' 분석도
국민의힘이 9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에서 100석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하지만 당 '텃밭'인 대구경북(TK) 일부 여당 후보들은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인 듯 부실한 선거유세에다 제시된 공약마저 성의 없이 만들었다는 유권자들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표를 주는 지역민들에 대해 겸손한 모습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텃밭에서의 오만한 자세가 결국 이번 총선의 전체 판세를 여당에 불리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질타가 쇄도하는 중이다.
31일 매일신문 기자들이 만난 지역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 국민의힘 후보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무성의한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동구 국립신암선열공원에서 만난 시민 박모(67·신암동) 씨는 "후보가 선거운동하는 걸 본 적도 없고, 선거를 치르긴 하는가 싶을 정도"라며 "유권자로서는 후보자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표를 주면 마음도 좀 더 편할 텐데, 이 기간이 그나마 유권자들 열심히 만나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앞으로가 정말 걱정스럽다"고 했다.
신암동이 들어가 있는 동구군위갑은 앞서 현역 류성걸 의원과 배기철·손종익·임재화·정해용 예비후보가 출마했으나, 선거일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난 3월 17일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출신의 최은석 후보가 '국민추천 프로젝트'로 사실상의 전략 공천을 받은 선거구다.
같은 국민 추천으로 변호사 출신 우재준 국민의힘 후보가 공천을 받은 북구갑,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기웅 국민의힘 후보가 우선 추천(전략 공천)을 받은 중구남구에서도 여당 후보를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구 주민이라는 회사원 이모(36) 씨는 "동성로나 교동 등이 주요 동선인데, 후보도 선거원도 본 적이 없다. 이런 분위기라면 투표를 누구한테 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후보는 자기 선거구가 아닌 다른 지역 선거구 지원 유세에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지역 유권자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공약 홍보를 통한 정책선거도 예년에 비해 찾기가 힘들다. 특히 여당 후보들의 경우 윤석열 정부 임기가 3년 이상 남았음에도 지역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나 구체적인 세부 공약들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공보물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도 크다. 자신이 출마한 지역에 대한 무지함이 큰 전략공천 후보들은 지역에 대해 제대로 된 연구나 검토가 전혀 없는 것 아니냐는 한목소리가 나올 만큼 선거공보물이 빈약하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해 온 상대 후보의 공보물보다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크게 모자라다는 평가가 나온다.
TK 여당 후보들의 성의 없는 선거전은 초비상 상태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수도권 후보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은 물론, 당 전체 사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선 이번 총선 경쟁률이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13대 총선 이래 역대 최저인 것이 후보들의 태업을 촉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구는 정수 12명에 후보 34명, 경북은 정수 13명에 후보 40명으로 각각 2.8대 1과 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전직 의원은 "텃밭에서 이렇게 부실한 선거유세를 하다 보니 보수 바람이 핵심 지지층에서조차 강력하게 불지 않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TK 후보들에게 따끔하게 질책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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