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의협 회장 강경 기조에 '개원의 총파업' 가시화되나

입력 2024-03-28 15:47:52

임현택 당선인 연일 정부 비판 발언 쏟아내
총파업 가능성은 낮아…대구시의사회 "의협 결정 따를 것"

42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소아과의사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결선 투표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42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소아과의사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결선 투표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으로 당선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정부에 대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의료공백 사태에 개원의 총파업까지 더해지는 '의료 마비' 사태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임 당선인은 지난 27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전공의, 교수, 학생 중 누구 하나라도 민형사상 불이익을 받거나 고발을 당하거나 행정처분을 하는 불상사가 벌어진다면 전 직역을 동원하여, 가장 강력한 수단을 사용해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다가올 총선에 의협이 영향력을 행사할 의사도 분명히 했다. 임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그동안처럼 여당을 일방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의사에게 가장 모욕을 주고 칼을 들이댔던 정당에 궤멸 수준의 타격을 줄 수 있는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의사 출신 개혁신당 비례후보를 반드시 당선시킬 것이며, 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환자 등 국민을 향해 "현 사태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고 공도 그들이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국민들이 목소리를 내달라"고 했다.

이는 정부가 의협이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의대 증원 백지화,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 필수의료 정책 원점 재논의 등을 수용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협 차원의 정권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개원의들까지 병·의원 문을 닫고 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개원의 총파업이 이뤄지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의료계의 전망이다. 신임 의협 회장이 비록 정부 정책에 강경한 비판을 내세우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개원의 총파업까지 이뤄지려면 16개 시·도 의사회 회장을 비롯한 다양한 층위의 개원의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 시내 한 개원의는 "의협 회장이 강경파가 선출되기는 했지만 개원의들까지 병원 문을 닫는다는 건 최악의 상황이고, 전반적으로 '최악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분위기는 있어서 개원의들이 휴진하는 결의까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사회와 경북도의사회는 '의협과 전국 시·도 의사회 결정에 따른다'는 방침이다.

이준엽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는 "총파업 여부는 의협과 시·도 의사회의 논의 끝에 나올 내용이기 때문에 만약 의협과 각 시·도 의사회 대표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낸 결론이 큰 문제가 없다면 이에 발맞춰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길호 경북도의사회 회장 당선인은 "의협 내부와 각 시·도 회장단이 논의한 결과에 따르겠지만 총파업은 결국 각 의사들의 의견도 다 모아야 할 수 있는 문제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